준중형 디젤 승용차 "오해의 벽 너무 높네요"

월등한 주행성능 불구 판매량 극히 저조
선입견 극복 안간힘.."직접 타보고 평가해달라"
  • 등록 2006-12-01 오전 11:23:40

    수정 2006-12-01 오전 11:23:40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49대1. 올해들어 최근까지 아반떼 가솔린 모델과 아반떼 디젤 모델의 판매비율이다. 아반떼 디젤은 한마디로 '가물에 콩나듯' 팔린다는 뜻이다.

아반떼 가솔린 엔진모델의 인기가 워낙 좋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디젤 모델과의 판매량 차이가 너무 크다. 비슷한 급의 기아차(000270) 쎄라토 디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가솔린차 6대당 디젤차 1대꼴로 팔려나간다.

회사 측은 최초 구입가격이 200~300만원 가량 비싸다는 점과 디젤차에 대한 여러가지 오해들이 복합된 것 같다고 설명하지만 배기량이 다소 낮은 베르나와 프라이드의 디젤엔진 모델 판매량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의 구입가격 차이는 200만원선으로 디젤차가 비싸지만 현대차(005380)의 베르나 디젤 1500cc 모델은 1600cc 가솔린 모델보다 더 많이 팔린다. 1500cc 프라이드 디젤도 비슷한 급의 가솔린 모델보다 더 잘 팔린다. 소형 디젤차는 잘 팔리는데 준중형 디젤 승용차로 가면 판매량이 급감하는 것이다.

가격에 좀 더 민감하고 승차감보다는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형차 고객들이 디젤 승용차 모델로 몰린다는 것은 디젤 승용차가 연비가 좋고 경유값이 싸서 최초 구입시의 다소 비싼 가격을 충분히 상쇄한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반면 1600cc급으로 넘어오면서 디젤엔진 모델의 선호도가 급락하는 것은 고객들이 가격부담보다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 가속성능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형에서 준중형으로 넘어오면서 경제성보다는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하나 둘 씩 따지게 되는데 디젤모델이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선입견때문에 아예 비교조차 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반떼 디젤모델을 둘러싼 오해를 없애기 위해 '아반떼 디젤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홍보만화를 만들어 전국 영업소에 배포하기도 했다.

◇ 아반떼 디젤 타보니..고속주행 가속성능 월등

실제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단 아반떼의 주행성능은 어떨까. 아반떼 1600cc 가솔린 모델과 같은 배기량의 디젤 모델을 번갈아 시승하며 그 차이를 느껴봤다.

일부에서는 디젤엔진의 성능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휘발유차와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하지만 감쪽같이 조용해진 디젤엔진을 생각하면 안된다. 여전히 디젤은 디젤이고 가솔린은 가솔린이다.

시동을 켜자마자 SUV 차량에서 들리던 디젤엔진 특유의 탈탈거리는 진동이 들려온다. 점화플러그의 불꽃으로 연료를 폭발시키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연료를 압축 폭발시키는 디젤엔진이 갖는 숙명적인 차이다.

때로는 이런 엔진음이 경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조용한 차=좋은 차'라는 등식이 뿌리깊게 박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디젤차의 넘을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리창을 닫은 상태에서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음의 크기 자체는 가솔린차와 디젤차의 큰 차이는 없다.

엑셀을 밟아서 속도를 높여가기 시작하자 이번엔 디젤 엔진의 강점이 유감없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60km/h를 넘어가면서 엔진음은 가솔린차와 디젤차를 거의 구별하기 어려울만큼 비슷해졌고 속도가 100km에 근접하면서 오히려 가솔린차보다 디젤차의 엔진음이 조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원표에서 드러나듯이 디젤 모델(1.6VGT)의 최대토크는 26.5 kg.m(2000rpm)인데 가솔린엔진(1.6VVT)은 15.6 kg.m(4200rpm)이다. 디젤 엔진의 치고 나가는 힘이 월등하다. 주목할 부분은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rpm구간이 낮다는 점이다. 엑셀을 덜 밟아도 원하는 힘이 나온다는 뜻이다.

아반떼 디젤은 시속 160km 까지 걸림없이 쭉 올라간다. 속도계가 160km/h를 가리킬때 엔진 회전수를 보면 3000rpm 전후다. 엔진에 무리를 주지 않고도 가볍게 속도를 올려주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앞차와의 간격과 과속단속 카메라를 의식하다보니 브레이크에 발이 자주 올라가는 게 단점.

반면 가솔린 엔진을 단 준중형 승용차들은 120km/h를 넘는 순간부터 약간의 무리감이 느껴지고 140km 이상을 내려면 말 잔등에 채찍을 날리듯이 엑셀을 꾹 밟아서 '최선을 다하는 모드'로 엔진을 바꿔줘야 한다. 이 순간 rpm은 4000까지 올라가고 엔진에서 들리는 하이 소프라노음도 그만큼 커진다.

엔진음의 차이는 극명하다. 가솔린엔진이 테너나 소프라노라면 디젤엔진은 바리톤이다. 배기량이 크지 않은 준중형차가 속도를 높일 때 엔진에서 들리는 '웽'하는 비명과도 같은 소리가 거슬린다면 단연 디젤 모델이 해답이다. 조용하면서도 여유롭게 속도를 높이는 내공은 가솔린 모델이 따라가기 어렵다.

반면 저속으로 달리거나 정차했을 때 들리는 디젤 엔진의 달달거리는 소리가 정 싫다면 가솔린 모델로 가는 수 밖에 없다.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다.

차량가격과 유지비로 넘어가면 계산이 조금 복잡해지지만 결론적으로 디젤모델과 가솔린 모델의 큰 차이는 없다. 디젤 모델이 200~300만원 가량 비싸고 엔진오일같은 소모품이 약간 비싸지만 연비가 좋은데다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저렴해서 유류비는 훨씬 적게 든다. 계산해보면 연간 주행거리에 따라 3년~7년 정도면 디젤모델의 높은 초기 비용을 기름값으로 상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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