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탈취 기업에 개발비까지 배상묻는다…기술보호 방안 발표

중기부, 경장회의서 '스타트업 기술보호 및 구제강화방안' 발표
기술침해시 개발비용도 배상토록 제도개선…배상액 2.5억 수준으로 확대
NDA 적용범위 수·위탁 거래→모든 양자 관계
  • 등록 2024-10-16 오전 8:00:00

    수정 2024-10-16 오전 8:07:12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한 기업에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배상이 강제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타트업 혁신 기술 보호·구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현재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기술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스타트업 맞춤형 지원 제고, 피해 확산 기반을 구축 등이 골자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은 기술이 양도되거나 판매돼 실제 발생한 손해만이 배상액으로 인정됐다.

중기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술침해 관련 평균 손해액이 기업당 6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앞으로는 해당 기술을 만드는데 개발투입된 비용까지 인정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실제 기업은 기술개발 건에 대해서 평균 1억 9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에 따라 평균적으로 배상액이 6000만원에서 2억 5000만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탈취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한다. 그동안 시정권고에 그쳤던 행정조치 수준을 시정명령으로 강화하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형벌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수준이다.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금전적 제재조치 수단 도입도 검토한다.

자금 부족 등으로 비밀관리가 어려운 스타트업을 위해 비밀관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검토한다. 보유 기술에 대해 폐쇄회로(CC)TV, 접근제한 등 비밀관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간 법원에서 기술 탈취 인정을 받지 못해왔다.

현재는 수·위탁거래 관계에서만 의무였던 비밀유지계약(NDA)을 협상·교섭과 같은 모든 양자 관계로 확대 적용한다. 또 기술은 반드시 서면으로만 요구하고 협상 종료시 기술을 반환하거나 폐기토록 법적 의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구두 형태로의 부당한 기술 요구를 막고 만일의 분쟁 발생 시 유리한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개별·산발적으로 지원받던 기술보호 프로그램을 스타트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통합·연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기술보호 바우처’ 지원을 확대한다. 특히 혁신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바우처 지원 한도와 보조율을 우대한다.

대기업 등과의 비밀유지계약(NDA) 작성 과정에서 불리한 조항이 삭제되거나 독소조항이 추가 되는 등 계약이 무력화되지 않도록 스타트업 전용 법률 자문 서비스를 신설하고 기술 분쟁의 장기화에 따른 스타트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융자·보증 등의 정책자금도 우대 지원한다.

스타트업 핵심 기술을 분석하고 유사한 특허의 출원 여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핵심기술 모방 조기경보 서비스’ 도입과 신고 없이도 착수 가능한 직권조사를 통해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또 기술분쟁의 조정 성립률 제고를 위해 변호사 등 민간 전문가를 분쟁조정 절차에 참여시켜 사실조사를 추진하고 조정에 앞서 당사자간 화해를 유도하는 알선 및 직권조정 절차를 신설해 신속한 합의를 유도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기존 법률이 보호하지 못했던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사각지대 없이 보호하고 기술개발 비용도 포함해 최소 4배 이상 손해액을 현실화하는 만큼 무형 자산인 기술의 중요성과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책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법개정 등 필요한 사항들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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