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도전과 비전)①`이건희號 20년` 이젠 창조경영

  • 등록 2007-01-02 오후 1:30:00

    수정 2007-01-02 오후 1:11:55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2007년 새해가 밝았다. 글로벌 경영환경은 하루 하루가 격변의 세월이지만, 올해를 맞는 재계의 각오는 여느 때 보다 각별하다.
 
삼성 그룹이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을 맞고, LG는 창업 1갑자를 맞는다. 현대자동차는 고속성장 뒤에 몰아닥친 환율위기 때문에 올해 `전진과 후퇴`의 갈림길에 놓였고, 최태원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선지 10년째를 맞는 SK는 `글로벌 경영`에 전면 승부를 건다.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그룹이 2007년을 어떤 의미로 맞고 있으며, 또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는지를 8회에 걸쳐 조명한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20년 전 회장에 취임하면서 위대한 내일을 창조할 삼성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년하례식장.  회장 취임 20주년을 맞는 해를 시작하는 이건희 회장의 표정은 밝았다.  그러면서도 20주년 이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의지가 가득 담긴 느낌이었다.

이 회장의 신년사는 예년처럼 우리 경제를 둘러싼 어려움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시작됐다. 특유의 위기의식의 발로다.  이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창조적 발상과 혁신,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주문했고, 이에 대한 믿음을 내비쳤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 평범하면서도 진부한 표현이다.  삼성 임직원들은 그러나 `미래`와 `꿈`이 있었기에 오늘날 삼성이 만들어졌고,  삼성의 새 역사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2007년 삼성의 꿈은 무엇일까.
 
◇87년 제2창업 선언..미래를 꿈꾸다

지난 87년 12월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 1300여명의 임직원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당시 46세였던 이건희 부회장이 새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삼성의 새 역사 창조에 장엄한 시동을 걸어 제2 창업의 영광을 위해 이 한 몸을 바치겠습니다.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당시 삼성중공업 최관식 사장으로부터 넘겨받은 삼성 사기(社旗)를 흔들면서 이 회장은 꿈꾸던 미래는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이었다.  

지금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61억 달러에 이르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20위다. 세계경제대국의 기라성같은 기업들을 뚫고 20위권 반열에 브랜드를 올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룹 전체 순이익도 이미 19조원을 훌쩍 넘어, 전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재계는 이를 두고 87년 취임과 함께 밝힌 제2창업 그리고 93년 "처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 선언을 거쳐, 2007년 창조경영에 이르기까지 이 회장의 경영비전과 리더십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초일류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제 창조경영을 통해 질적성장 추구에서 한단계 더 도약, 시장 추종자가 아닌 창조자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2007년 삼성의 화두는 바로 `창조경영`이다.

◇20년간 高성장 이룩한 삼성

이 회장이 삼성 회장으로 취임했을 무렵인 88년만 해도, 삼성은 브랜드 가치를 매기기 어려울 만큼 인정받지 못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반도체통신을 흡수합병하면서 막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회사에 불과했다. 
 
반도체 64KD램 VLSI 개발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이제 막 세상에 알리기 시작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이후 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불을 붙인 삼성은 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성장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은 자산 15조원을 달성했고, 삼성물산은 국내 첫 10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99년 935억 달러였던 삼성 매출액은 2001년 987억 달러, 2003년 1017억 달러, 2005년 1409억 달러로 늘어났다. 순이익 규모도 99년 30억 달러를 밑돌던 것이 2001년 45억 달러 선으로 올라섰고, 2003년 50억 달러대를 돌파해 2004년 1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99년 1167억 달러였던 자산은 2005년에는 2338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고용측면에서도 IMF 외환위기를 막 지난 99년 16만1000명이던 임직원수가 2003년 19만8000명, 2005년 22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브랜드 가치 상승은 더 놀랍다. 2002년 83억달러 수준(인터브랜드 조사결과)에서 2006년 161억달러로 두 배나 성장한 것이다. 

신경영을 통한 변화를 추진함으로써 삼성은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고, 세계 시장에서 선진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삼성式 경영이 한국 바꿨다..새 화두는 `창조경영`

삼성의 성장배경에는 누가 뭐래도 이 회장의 경영철학과 혁신이 배어있다. 삼성 내부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이 점을 인정한다.

경영학자들은 최고경영자(CEO)의 경쟁력이 기업의 경쟁력이고, 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식(式) 경영 스타일은 한국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재계 인사들의 평가다.  

93년 신경영 선언은 양적 사고에서 탈피해 질을 중시하는, 그야말로 삼성식 경영의 시작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혁을 위해 신호탄을 올렸던 `신경영 선언` 이후, 13년만에 2006년 `창조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에 해오던 대로 하거나 남의 것을 베껴서는 절대로 독자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보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창조성이 필요하다"(2006년 6월말 독립계열사 사장단 회의)

"창조적 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인력 채용과 육성,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2006년 9월18일 뉴욕 전자 사장단 회의)

"셰이크 모하메드가 두바이를 세계가 주목하는 발전모델로 변화시켰듯이 우리도 각 사의 미래성장 잠재력 향상을 위한 창조경영에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2006년 10월8일 두바이 삼성물산 건설현장) 
 
창조경영이란 시장 추종자에서 창조자로 바뀌어 지속적인 시장 선도제품을 창출하자는 의미다.  삼성이 국내외 정상으로 도약하면서 다른 기업을 모델로 벤치마킹하던 수준을 넘어, 이제 선두그룹에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경영의 창조성을 발휘할 시기가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회장은 창조경영의 예로 정보통신의 와이브로와 반도체의 CTF(Charge Trap Flash) 기술을 손꼽았다. 한국 독자기술로 통신 종주국 미국 본토에 진출한 와이브로나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개발을 가능케 한 CTF 기술이 독창적인 창조경영의 산물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이 회장이 93년 선언한 신경영의 목표는 세계 시장에서도 일류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어 제값에 물건을 팔고, 이익을 얻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국내 시장에서 양으로 승부하던 사고를 질 중심으로 전환하고 선진 기업들의 장점을 배워야 한다는 게 신경영의 핵심이다.

이러한 신경영이 선진기업을 따라 일류가 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것이라면, 창조경영은 초일류기업으로서 기술과 제품, 시장을 새롭게 창출해가기 위한 경영전략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이 보여준 성과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전략이 `창조경영`이라는 모토하에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경영 키워드도 창조적 혁신으로 정할 예정이다. 재계는 이 회장의 창조경영이 만들어 낼 삼성의 또다른 모습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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