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맞붙을 예정인 인천 계양을이 4·10 총선에서 전국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었다.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거물급 정치인들의 등판을 반가워하기보다는 양당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시끄러워질 지역 사회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 다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정치·행정 경험을 갖춘 인물들이 등판하는 만큼,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 사업인 재개발 등 주거환경 개선과 교통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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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인천 계양구 계산동 계산역 근처 한 버스 정류장 앞. 이곳에서 오랜 기간 거주한 40대 남성 김모 씨에게 양당의 주요 예비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계양과 연고가 없는 원 전 장관이 여기로 온다는데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표도 2022년 6월 보궐선거 때 계양을로 출마했지만 전혀 지역과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계양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지역이다. 2004년 17대 총선 때 ‘계양갑’에서 분구한 후 민주당이 단 한 번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신설된 이후 송영길 전 대표가 17대, 18대 총선에서 승리해 기반을 닦았다. 최원식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이어 송 전 대표가 다시 20대, 21대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2022년 6월 1일 치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55.2%를 득표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8%)를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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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도 낙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계산전통시장에서 오랜 기간 장사한 이모 씨(70대·여)는 “(이재명 대표) 본인이 나온다는 데 막을 수 있겠느냐. 그래도 이재명은 소문이 좋지 않다”며 그가 받고 있는 여러 ‘사법리스크’를 언급했다.
원 전 장관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심이다. 일부 주민은 이번 선거전에 뛰어든 원 전 장관의 경력을 높이 평가하며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계산동 한 공원에서 만난 주민 송모씨(70대·남)는 “원 정 장관은 다양한 정치·행정 경험이 있어 중량감이 느껴진다”며 “계양은 원도심 재개발 등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원 하면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원 전 장관이 와서 주거교통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계산 3동에 거주하며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박모 씨(50대·남)는 “경제가 좋지 않다 보니 여당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더 크다”며 “내 주변 사람들도 다 원희룡이 된다고 말하지만, 계양을은 한 번도 보수당이 승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