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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이 용산 이전을 확정한 이날 인근 지역 현장을 취재한 결과, 국방부와 인접한 삼각맨숀 입주민들은 하나같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집단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삼각맨숀에 거주 중인 김모(64·여)씨는 “주민들 중에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고도제한도 걸릴 게 분명하고 경호 문제를 이유로 장사도 안 될 것”이라며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겨 소통하겠다는데, 일방적 결정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역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다는 김모(73·여)씨는 주변을 가리키며 “이 동네 건물들이 낙후된 걸 봐라. (당선인이) 말은 그렇게 해도 실제로 집무실이 오면 개발에 걸림돌이 될 게 뻔하다”며 “이 곳 주변에서 혹여 시위까지 하게 된다면 교통 체증도 더 심해질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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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개발·재건축 이슈에 무관한 지역 주민들은 용산공원 조성이 속도를 낸다는 점을 들어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 중인 이모(48·남)씨는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엄청 큰 공원이 조성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며 “대통령이 오게 되면 치안도 좋아질테니 애들 키우기에도 좋고 사람들도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지역 자영업자들은 기대보다 우려가 좀더 컸다. 대통령실 이전과 용산 공원 개발로 유동 인구가 늘어 실제 장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교통 체증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쪽에선 실제 영업에 큰 도움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삼각지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양모(34·남)씨는 “대통령실이 여기로 옮겨 온다 해도 그게 그거 아니겠느냐”며 “장사는 둘째치고 교통이 너무 걱정이다. 검문소도 설치하고 이것저것 하면 안 그래도 꽉 막힌 길이 더 막힐 것이다”고 걱정 어린 시선을 냈다.
이 근처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1·여)씨도 “장사가 더 잘될 것이라는 기대가 들지 않는다”며 “집회하러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릴 것이고 엄청 시끄러울 것 같다. 교통도 복잡해지고 주변이 시끄러우면 사람들이 도리어 신용산이나 이태원쪽으로 갈 것 같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