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때 조카에 성폭행 당해…50년 지났지만 사과받고 싶습니다”

  • 등록 2024-01-30 오전 9:52:10

    수정 2024-01-30 오전 9:52:10

사진=JTBC 캡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8살부터 조카에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 여성이 뒤늦게라도 사과를 받고 싶다며 심경을 밝혔다.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한 60대 여성 A씨는 “약 50년 전 부모님을 여의고 지내게 된 친척집에서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며 제보를 보내왔다.

8살 때 갑작스럽게 부모님을 떠나보내야 했던 A씨는 사촌집에 머물게 됐다. 당시 사촌은 가사 도우미와 아기 돌보미를 따로 둘 정도로 유복한 집안이었다. 그 덕분에 A씨는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기도 했지만, 사촌의 둘째 아들인 조카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A씨에 따르면 조카는 A씨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 A씨가 초등학생일 때 고등학생의 신분이었다. A씨는 “(조카가) 혼자 있을 때도, 사람이 있을 때도 ‘걸레 가져오라’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그리고 가면 (성폭행을 했다)”며 “방이 2층인데 1층에 사람이 있어도 그랬다.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말도 못 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성폭행에 견디다 못한 A씨는 결국 집을 나왔지만, 워낙 어린 나이였기에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8살에 시작된 조카의 성폭행은 19살까지 계속됐다.

A씨는 “(조카가) 가임기가 되자 피임 기구까지 써서 성폭행했다”며 “이 때문에 가출을 반복하느라 초등학교만 졸업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는 조카의 형수(첫째 조카의 아내)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올케언니(사촌오빠의 아내)도 이 사실을 알게 돼 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만 당시 친척들은 조카의 범행을 숨기기 바빴다고 한다.

50여 년이 흘렀지만 A씨의 상처는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 그동안 A씨는 몸이 아파 입원도 많이 하고, 정신과도 다녔다고 한다. 한 병원에서는 A씨에게 “어렸을 때 마음의 상처가 있었냐”고 묻기도 했다.

조카에 늦은 사과라도 받고 싶었던 A씨는 최근 친척을 통해 조카의 번호를 알아내 연락까지 닿았다. 하지만 조카는 “피해 보상하라”는 A씨의 말에 장소와 시간까지 정해 만나기로 했지만,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이런 일을 겪은 사람과 산다는 걸 남편이 알게 될까 봐 창피하고 미안하다”면서도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눈물만 난다. 가해자의 진솔한 반성과 사과를 듣고 싶어 제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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