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금융권 공공기관들이 보유한 골프·콘도 회원권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불필요한 자산 매각 등을 통한 공공기관 다이어트를 주문한 것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신용보증기금·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위원회 산하 6개 공공기관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금융산하기관 회원권 보유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보유 회원권 규모는 총 513억48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회원권이 696건에 336억2200만원, 콘도·리조트 회권권이 총 132건에 177억2600만원으로 확인됐다.
기관별로는 기업은행이 총 356억1800만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기업은행은 78억7300만원의 골프 회원권과 277억4500만원의 콘도·리조트 회원권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도 골프 회원권 58억7700만원, 콘도·리조트 회원권 44억6400만원으로 총 103억4100만원을 보유했다.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콘도·리조트 회원권만 각각 22억900만원, 17억5500만원을 보유 중이다. 주택금융공사와 신용보증기금 역시 콘도·리조트 회원권으로만 각각 9억200만원, 5억300만원 보유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2년 7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불요불급한 부동산이나 직원 복리후생 용도로 보유 필요성이 골프·콘도 회원권 등의 매각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 자산 정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금융공공기관의 회원권 보유금액도 2022년 512억200만원에서 2023년 500억8300만원으로 2.18%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8월 기준 2.52% 증가했다.
금융공공기관의 회원권 이용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골프·리조트 회원권 이용현황 제출 요구에 별도 관리내용이 없다고 답했으며 산업은행은 리조트 회원권 이용현황만 밝히고 골프 회원권 이용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유영하 의원은 “공공기관 자산 정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금융공공기관들이 아직 골프 및 콘도·리조트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일부 기관은 몇백억 상당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매년 금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행의 경우 보유 회원권 금액이 가장 큰데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이용현황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기도 했다”며 “회원권 이용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원권 이용 절차 및 내역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