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찬성으로 삼성그룹에 7900억원의 혜택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삼성물산에 찬성함으로써 삼성그룹의 지배력을 강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재용 일가의 경영권 승계에 적극 협조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이 제기하는 의혹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에 국민연금이 의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이다. 안 의원은 “지난 5월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계약 체결 이전 국민연금은 18거래일 중 15거래일간 꾸준히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해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면서 “그 결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대 0.35라는 낮은 비율로 합병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합병 비율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家)는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율 34.98%를 확보했다. 안 의원은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적정 합병비율이라고 추산한 1대 0.46으로 합병됐다면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가(家)의 지분율은 3.02%p 떨어진 31.36%에 그쳤을 것”이라며 “낮은 합병비율로 인해 삼성그룹은 7900억 원(10월 1일 종가 기준)의 혜택을 얻었다”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2000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연기금의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적극 협조했다는점이 유갑스럽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