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필리핀)=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싱가포르·필리핀 등 가치 공유국과 안보 공조를 강화하고 우리 기업 수주 활동을 지원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영웅묘지 내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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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제사회, 北 무모한 행복 용인 않을 것”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후 첫 방문지인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도착 직후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 참전용사와 그 가족과 일일이 악수하며 안부를 물었다. 대통령실은 필리핀이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 국가론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병력을 파견한 ‘혈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필리핀에서 싱가포르, 라오스로 이어지는 5박 6일 순방에서 윤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과 경제·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안보 협력은 이번 순방의 핵심 테마로 꼽힌다. 다음 달 미국 대선을 전후해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면서 우방·우호국 간 안보 공조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대북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8·15 독트린 등 한국의 통일 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도 북핵 위협과 그에 대응한 한·미·일 안보 공조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안보리 결의와 국제규범을 위반하면서 한반도와 인·태(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가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태지역을 만드는데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필리핀과는 원전 협력 논의 예정
아세안 국가들과 경제 협력에도 속도를 낸다. 윤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필리핀에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원전 협력 등을 논의한다. 필리핀은 1980년대 원전 건설을 중단했지만 최근 전력 수요가 늘면서 원전 건설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측은 원전 강국인 한국과의 협력을 원하는 걸로 알려졌다. 최근 필리핀은 교통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의 수주 활동을 지원 사격할 예정이다. 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이나 농업도 양국 협력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도 경제 외교 기조를 이어간다. 특히 해상 물류 요충지인 싱가포르에선 에너지를 포함한 경제 안보 협력이 핵심 의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기술로 한-싱가포르 경제 지평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환송행사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불참했다. 통상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면 여당 대표가 환송하는 게 관례지만 한 대표는 부산 금정구청장 지원 유세 일정 탓에 이 자리에 나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