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억원을 주고 헬로비전 대주주인CJ오쇼핑으로부터 지분 30%를 인수한 뒤, 잔여지분(23.9%)는 쿨·풋 옵션 행사를 통해 나중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죠.내년 4월 CJ헬로비전은 SK브로드밴드와 합병될 예정인데,쿨·풋 옵션 행사 기간은 3년이 지난이후부터 5년 미만까지로 했다고 합니다. SK텔레콤은 3년에 걸쳐 1조원(2019년 4월 이후)으로 사게 된 셈입니다. 현재가치로 하면 9천 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SK텔레콤의 자금 여력이 당장 인수대금 1조 원을 대기에는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헬로비전 인수도 인수이지만 내년 초 LTE 주파수 경매때 수천 억원을 써야 하기 때문이죠.
두번 째로는 현재의 CJ헬로비전 주가가 너무 낮아 현재 주가(1만900원)대로 인수할 경우 헐값 매각 논란이 커질 수 있어 CJ로서도 당장 팔지 않는 게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CJ가 SK측에 지주사인 CJ(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SK가 동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SK텔레콤은 CJ그룹과의 전략적 제휴·협력을 강화를 위해 CJ(주)의 1천500억원 규모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SK 관계자는 “회사만 사고 손 털면 너무 매몰차지 않겠느냐”라고 했고, CJ관계자도 “미디어 플랫폼을 파는 상황이어서 SK와의 협업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CJ오쇼핑 역시 다른 홈쇼핑 회사들처럼 유료방송사에 주는 송출수수료를 깎아 달라고 요청해야 하지만, 유료방송사(헬로비전)의 대주주인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이번 매각으로 다른 배를 타게 됐으니,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인수의 마지막 포인트는 SK와 CJ의 콘텐츠 분야 전략적 협업입니다.
SK 텔레콤은 플랫폼에 CJ E&M은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앞으로 콘텐츠 수급· 해외 판매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했습니다. SK텔레콤과 CJ그룹이 각 각 500억원 규모 2개 펀드(총 1천억원)를 조성해 운용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SK와 CJ의 협업적 혈맹은 삼성-롯데, 삼성-한화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디 융합의 성공이 거대한 것에서만 나오나요? 작지만 남과 다른 차별성에 도전하는 정신, 그런 기업문화가 중요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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