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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중국인 관광객:遊客)의 필수 관광지로 통하는 서울 명동 인근 호텔을 중심으로 예약 취소가 증가하고 객실 공실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명동 중심지에 자리한 세종호텔 관계자는 “지난주만 해도 예약 취소율이 10% 남짓이었는데 주말 정부의 메르스 관련 발표가 있었던 후부터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며 “안전한지 묻는 고객 메일에 취소 팩스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그동안 가격을 대폭 낮춰 70~80%의 점유율을 가까스로 유지해왔는데 이젠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명동 상권을 지척에 둔 소공동 롯데호텔 역시 객실 예약이 10%가량 취소됐다. 호텔 측은 “투숙객 중 내국인은 10명에 1명꼴로, 예약 취소 고객 대부분이 외국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는 이미 초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호텔 입구와 연회장 입구에 손 소독기와 손 세정제를 비치해 두고, 객실 문 손잡이와 카드키를 매일 소독하는 등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침구류를 개별 세탁하는 호텔도 생겨났다.
직원들에게 위기관리 매뉴얼을 숙지시키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더 플라자 호텔은 지난달 20일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이후 최근까지 무려 6차례나 위생교육을 실시했다. 의심환자 발생시 대처요령도 상황에 따라 세분화해 마련해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지난 8일까지 한국 관광을 취소한 외국인은 5만4400명에 달한다. 최근 나흘동안에만 3만3800명이 한국 방문을 계획했다가 마음을 돌렸다. 업계에선 이번 메르스 확산으로 대외 이미지가 악화해 고객 이탈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불어 호텔마저 감염되면 한국 관광산업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청정호텔’ ‘안전호텔’ 이미지 지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윤문엽 더 플라자 홍보 매니저는 “호텔은 외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방문국가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국가의 얼굴 같은 역할을 한다”라면서 “자칫 잘못하면 이를 망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어 메르스 방역에 더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