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기 펀드전략)②불황기 잘 넘겨야 고수익

변동성 장세 `타이밍 예측 무리`..장기흐름을 봐야
편중은 위험 `분산 바람직`..역발상식 접근도 해볼만
  • 등록 2008-10-07 오전 11:20:00

    수정 2008-10-08 오전 10:29:49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많은 사람들이 지난 99년 주변에서 펀드 수익이 100% 이상 난 것을 보며 펀드에 가입했지만 2000년 증시가 대폭락했다. 지난해 증시가 강세를 보여 올해에도 많은 투자자가 펀드에 가입했지만 역시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재야에서 시황분석가로 제법 이름이 알려진 김종철 프로증권 소장은 "투자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소장은 최근 이데일리 주최로 열린 일반투자자를 대상 해외펀드 투자설명회에서도 "펀드에도 가입 타이밍이 있고, 환매하는 적기가 있는데 일반 투자자는 계속 역사이클을 타고 있다"며 "분석을 통해 투자타이밍을 알아내 본인이 정한 목표치에 접근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펀드투자에 있어서도 가입과 환매의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일반 주식과 달리 실천에 옮기기엔 어렵다는 반응이다.

아무리 잘나가는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요즘과 같이 각종 변수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시장의 방향성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펀드투자에서도 `저점매수-고점매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펀드는 일반 주식과 달리 환매신청후 현금이 입금되기까지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더욱 매매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렵다.

올들어 증시하락으로 펀드손실이 나타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장기투자 개념을 `오랫동안 계속 보유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일이 생겨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장기투자의 원칙이며, 계율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바림직한 장기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 "오래 보유하는 것만이 장기투자는 아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황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장기보유로 제값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장기투자의 기본전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위험수준이나 운용전략이 동일한 펀드를 계속 보유하는 것은 장기투자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결국 장기투자란 같은 종목을 계속 보유해나가는 것이라기 보단 자신의 투자목적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계속 보유해 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외국계 한 자산운용사가 과거 수십년동안 다양한 주식시장에서 최악이었던 경우와 이로부터 회복하는데 걸린 시간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세계지수(MSCI AC World Index)가 회계부정 사건으로 지난 2002년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급락한 이후 최악의 손실을 회복하는데 걸린 기간은 15개월이었다. 최악의 6개월을 포함해 2년간 투자한 경우에는 최종 수익률이 6.7%를 나타냈다.

국내 투자에서도 코스피지수를 기준으로 IMF외환위기를 겪었던 지난 97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최악의 손실을 회복하는데 16개월의 기간이 걸렸다. 최악의 6개월을 포함해 2년간 투자한 경우 수익률은 18.5%를 나타냈다.
▲ 과거 코스피 조정기와 회복기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뉴욕증시가 508포인트 하락한 1987년 블랙먼데이와 684포인트 떨어진 2001년 9·11 테러 직후 주식 투자에 나섰을 경우 작년말까지 수익률은 각각 305.9%와 53.1%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예금 수익률인 89.8%와 22.9%를 크게 웃돈 성과이다.

이는 시장의 움직임에 동요되지 않고 본인의 투자목적과 성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 회장은 "지난 86년 1월부터 작년 11월까지 기간동안 주가 하락시 미국의 주식형펀드 환매율은 월별 순자산액의 2~3% 수준으로 주가 하락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이 주가급락기에 펀드환매가 별로 없는 것은 주가급락기를 펀드 및 주식투자 시점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펀드 `가입과 환매 기술` 투자성패 좌우

요즘과 같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선 펀드투자자들의 고민은 현재의 펀드를 다른 유망펀드로 갈아타는 것과 현재의 펀드를 그대로 보유하거나 아니면 환매를 통해 현금을 확보할 지 여부에 대한 것이다.

펀드 갈아타기는 지나치게 한 곳으로 몰려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절한 분산투자를 통해 시장변화에 대비하는 것이다.

가령 국내펀드에만 투자하고 있다면 해외펀드 투자를 통해 투자 위험을 적극 분산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해외펀드의 비중이 높다면 국내펀드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국내 주식형에서 운용전략이 비슷한 성장형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면 가치형펀드로 분산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갈아타기를 시도한다고 해도 여전히 펀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전액환매가 아닌 분산투자를 기본으로 시황에 따른 적절한 비중조절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 해외펀드 지역별 설정액 현황. 중국투자 비중이 가장 높다.
섣부른 펀드 갈아타기는 수수료 부담만을 가중시켜 장기적으로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펀드손실이 지금당장 회복될 기미가 없다고 해서 바닥에서 펀드를 환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특정지역에 쏠려 있는 포트폴리오를 반등을 이용해 분산하는 것은 취해볼 만 하다"면서 "그러나 시장이 안정을 찾지못한 상태에서 다른 펀드로 대체하는 것은 추가적인 손실의 가능성이 있고, 펀드의 환매기간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변동성을 이용한 전략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만약 펀드환매가 불가피한 투자자의 경우 주가 반등시마다 투자하고 있는 펀드를 일정부분씩 나누어 환매하면서 비중을 줄이고, 현금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앞으로의 증시 전망과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펀드의 상황을 고려해 이익 실현, 포트폴리오 조정 등 정확한 환매 이유가 있을때 환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익 실현을 위한 펀드환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기성과 부진을 이유로 펀드를 환매하는 것은 효과적인 투자 방법이 아니다"고 밝혔다.
 
펀드 투자의 정석은 장기 투자로 단기 성과에 급급하면 큰 수익률을 내지 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 과거 주식시장 등락 거듭.. 최악의 현 시점 역발상전략 "투자적기"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내외 증시조정이 펀드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역사적으로 봐도 주식시장은 등락을 거듭해 왔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역발상 전략을 통한 최악의 현 시점이 펀드투자 진입시점의 적기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추세적인 반등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현재의 주가수준은 향후 1~2년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아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반등을 쫓아가는 투자보다는 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집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박병욱 하나대투증권 목동지점장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움직임을 보면 장기투자가 과연 올바른 투자 방법인가라는 회의가 들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세계 경제의 역사를 보면 돌파구가 없이 가장 비관적으로 보이는 상황이 사실은 가장 좋은 투자기회였다"고 말했다.

박 지점장은 "대공황, 블랙먼데이, 한국과 멕시코의 IMF외환위기가 그런 기회였다"면서 "평생 성공적인 장기투자에 나선 투자의 성인 고(故) 템플턴경의 `가장 비관적이라고 생각할 때 주식을 사라`는 경구를 깊이 생각해 볼 때"라고 밝혔다.

불황기에는 주식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펀드가 가장 적합한 투자대안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용규 미래에셋증권 포트폴리오 팀장은 "주식형펀드 환매로 인한 손실 확정시 펀드투자 손실을 만회할 대체 투자대상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가입한 펀드의 환매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히 추가매수를 고려하는 것이 불황기를 이기는 투자기법"이라고 말했다.
 
▲ 투자자산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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