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범죄정보 수집 기능 부활…"수사력 강화" vs "무분별 사찰"

文정부가 사실상 폐지한 '범죄정보기획관' 재신설
"부정·부패 선제적 대응" 한동훈 의지 반영된 듯
참여연대 "무차별 수집으로 국민기본권 침해 우려"
  • 등록 2023-05-21 오후 3:59:39

    수정 2023-05-21 오후 7:45:45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 사실상 폐지된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이 부활을 앞두고 있다. 고도화되는 범죄에 맞서 검찰의 정보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무차별적인 ‘사찰’의 물꼬를 터 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에 범죄정보기획관을 설치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령안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개정령은 오는 23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 차장 산하 ‘정보관리담당관’으로 격하됐던 이 조직을 산하에 범죄정보 1·2담당관을 둔 범죄정보기획관으로 확대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취급하는 정보의 범위를 기존 ‘수사 정보’에서 ‘범죄와 관련된 정보’로 넓혔다.

1999년 신설된 범죄정보기획관은 각종 수사·범죄 정보를 수집해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역할로 검찰 최대 핵심부서로 손꼽혔다. 하지만 언론·기업·시민단체 동향 등 범죄와 무관한 정보까지 무차별적으로 수집한다는 사찰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거듭 칼질 당했다.

우선 2018년엔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명칭을 바꿔 범죄정보만 수집하도록 권한이 제한됐고, 이어 2020년엔 ‘수사정보담당관’으로 바뀌면서 조직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아울러 2022년엔 검경수사권 조정에 맞춰 정보수집 범위를 6대 중요 범죄로 제한한 ‘정보관리담당관’으로 격하됐다.

이번 범죄정보기획관 부활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 장관은 후보자 시절부터 “대검의 수사정보 수집 부서를 폐지하면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 기능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어 업무보고에서 “부정·부패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범죄정보 수집 능력을 회복하겠다”며 범죄정보기획관 부활을 예고했다.

법조계는 급변하는 사회와 더불어 범죄 수법 역시 급속도로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검찰의 정보수집 역량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사 난이도가 높은 부정부패, 마약유통, 기술유출 범죄 등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보력이 필수적이며, 범죄 피해 확산사태를 신속하게 막아 국민을 보호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참여연대는 최근 범죄정보기획관 재신설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내 “과거의 검찰 권한 오남용 반성을 뒤집는 시도”라며 “범죄정보 수집 명목으로 무차별적 정보수집이 가능하게 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시민단체 등의 동향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관리할 수 있어 하명 수사로 이어질 수 있고, 이를 통제하는 방법조차 없다”며 “비판적 노동사회단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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