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M&A 다시 수면 위로

이달 중 운영위원회 소집…11개월만에 재개
산업·우리은행 입장 변화가 관건
  • 등록 2009-03-02 오전 10:45:46

    수정 2009-03-02 오전 10:53:06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지난해 주주단간 이견으로 불발됐던 현대건설(000720) 인수합병(M&A) 작업이 이번 달부터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다만,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할지 여전히 불투명하고 아직 M&A 시장이 얼어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이번 달 중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M&A 착수에 대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주단 관계자는 "현대건설 신임 사장이 공식 확정되는 주주총회가 17일 열릴 예정으로, 주총이후 운영위원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내정자 역시 좋은 주인을 찾아야하는 역할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운영위원회에 M&A 관련 안건이 상정되는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6년 5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서 졸업한지 3년이 지났지만 구(舊)사주 인수자격 제한 문제 등으로 주주단 이견이 지속되면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4월에도 현대건설 매각이 주주단에서 논의됐다가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반대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주주단 내에서는 이번 달 현대건설 매각 논의가 재개되면, 강한 반대논리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구사주 문제의 경우 현대그룹과 범현대가가 현대건설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부분을 인정해 입찰 참여자에 배제시키면 안된다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 지금 상황에서 논란거리로 부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현대건설과 잠재인수자 중복이 우려되는 대우조선해양(042660) 매각은 한동안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하이닉스(000660)의 경우 3개월 정도 기간 차이를 두면 재무적 투자자들도 부담이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정권에서 현대건설에 최대한 유리한 M&A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다만, 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053000) 소속 우리은행의 입장이 관건이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외환은행과 함께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두 은행의 동의가 없으면 매각주간사를 선정할 수 없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종합상사(011760)와 하이닉스 M&A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을 들여다볼 여력이 있겠느냐"며 "공식 안건이 올라와봐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주주단의 매각제한 지분율은 외환은행(004940)이 12.4%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11.2%, 우리은행 10.6%, 국민은행 5%, 신한은행 4%, 농협 3.1%, 하나은행 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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