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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 헤리티지랩 디렉터·박사(Ph.D.)] 코로나19 장기화는 한국관광산업에 큰 어려움을 야기했다. 2021년 한 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96만명에 그쳤다. 2019년 1750만명 대비 6% 수준이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는 형국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시작이었다. 이에 2022년 방한한 관광객은 319만 명으로, 2021년 대비 230% 증가했다. 올해는 한국관광산업의 회복과 재생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되는 해다.
이제 국제관광시장이 회복 양상으로 전환했다. 전 세계는 관광산업 재도약을 위한 경쟁 국면에 본격적으로 돌입 중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올해를 관광대국 실현을 이끄는 원년으로 삼고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 대전의 선봉장으로 내세운 킬러 콘텐츠는 ‘K-컬처’라는 소프트파워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 이후 국제관광을 주도하고 헝클어진 관광산업 생태계를 재정비하고, 국내관광을 촉진하기 위함이었다. 이 계획은 ‘K-컬처와 함께하는 관광매력국가’ 실현에 방점을 뒀다. 이에 우리 정부는 범국가적인 방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달 2일 발표된 ‘문화재청 2023년 주요업무계획’에 따르면 ‘문화유산 활용 가치 확대로 국민 삶의 질 향상’, ‘문화유산을 통한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전략목표가 눈에 띈다. 문화재청은 한국 대표 유산을 세계적인 관광브랜드로 육성해 방한 관광객의 문화유산관광 확대를 유도하고, 우리 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 K-컬처의 지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용을 더 들여다보면,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 3대 축전’을 세계적 브랜드로 육성한다. 궁궐, 세계유산, 무형유산 등 자랑스러운 한국 유산의 매력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종합 축제의장으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궁중문화축전을 5월과 10월 개최하고, 세계유산축전은 공주·부여·익산 등 ‘백제역사유적지구’와, 순천 갯벌·선암사, 그리고 수원화성에서 그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세계인을 홀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전주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대규모 무형유산축전을 신설, 한국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 전승 페스티벌로 전통 기·예능을 아우른다.
문화유산관광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용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방문코스별(10선)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자체·코레일·여행사 등 민관 협업으로 여행 상품화해 내·외국인의 지역 문화유산 방문을 촉진한다. ‘코리아 온 스테이지’는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전통·현대예술(국악, 클래식, 트롯, K-POP, 퓨전 등)이 어우러진 대형공연을 제작, 방송으로 전 세계에 송출한다. 문화유산 미디어아트는 지역의 대표 유산과 최신의 첨단기술을 융합한 창조적 ICT 예술콘텐츠로 체류형 야간관광을 이끈다. 올해는 익산 미륵사지, 고창 고인돌 유적, 경주 대릉원지구, 강릉 대도호부관아, 함안 말이산고분군 등 8개소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유구한 문화유산에 한류를 더해 그 어느 때보다 기회의 시간이다. 방한 관광 시장 회복 추세에 따라 한국문화를 통한 관광 견인이 중요하다. 올해는 전 세계인들에게 가고 싶은 나라, 경험하고 싶은 나라로 대한민국을 국가브랜딩할 절호의 찬스다. 관광의 보고(寶庫)는, 문화유산이다. 한국관광을 다시 밝힐 불빛으로 문화유산관광의 마케팅적 역할을 기원한다.
▶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는 박사는 미디어아트 감독이자, ICT 분야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또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의 소장이면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정보원 이사, 문화재청 역사문화권정비위원, 세종특별자치시 경관위원, 인천광역시 공공디자인위원 등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