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중 연봉 킹은?...개별 기업은 삼성전자가 1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9일 재벌 총수와 등기임원의 개별 연봉 공개를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9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재계는 외국에 비해 규제가 과도하며 경영 의욕 저하가 걱정된다고 했지만, 상임위와 본 회의를 거치면 본격 시행된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수나 등기임원의 개별 연봉을 공개해야 하는 회사는 어디이고, 어디가 가장 많이 받을까.

20대 재벌그룹 중 비금융상장사 등기이사 연봉 상위 10대 기업(단위 백만원)

12일 재벌 및 CEO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20대 재벌그룹의 총수와 그 가족 가운데 60%가 해당 기업에서 받는 연봉을 공개해야 할 전망이다.

또한 20대 그룹 비금융상장사 136개의 등기임원 연봉을 조사한 결과, 전체임원 448명의 연봉 합계는 4044억원이었고, 1인당 평균연봉은 12억 2767만원이었다. 136개사 중 77개사(57%)의 등기임원 평균 연봉이 5억 원을 넘었으며, 그룹총수와 오너 가족들이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평균연봉을 10억 원 이상 지급하는 회사는 41개사(53.2%), 30억 원 이상을 지급하는 회사는 7개사,50억 원 이상을 지급하는 회사도 삼성전자(005930)와 SK(003600) 등 2개로 집계됐다.

정몽구, 최태원, 이재현, 신동빈 등 공개..최 회장 1위 가능성

가장 많은 계열사의 연봉을 공개해야 하는 총수는 정몽구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이 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비롯,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와 현대제철, 현대파워텍의 상근이사를 맡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현대NGB의 비상근이사도 맡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현대NGB 등의 상근 또는 비상근 이사를 맡아 연봉 공개가 불가피하다.

SK(주)의 최태원 회장 역시 (주)SK와 SK이노베이션(096770), SKCNC, SK하이닉스 등 4개 계열사의 이사를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이 중 SK CNC를 제외한 3개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3개사 중 (주)SK와 SK이노베이션의 연봉 수준이 재계 2,3위 수준이어서 공개되는 연봉이 가장 높을 가능성도 있다.

SK그룹에서는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와 SK네트웍스 임원으로 있고, 최창원 부회장도 SK케미칼과 SK건설, SK가스 등 3개사의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CJ(001040)그룹의 이재현 회장과 데그룹의 신동빈 회장,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 STX의 강덕수 회장 등도 3개사 이상의 등기임원을 맡아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화(000880)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GS(078930)그룹의 허창수 회장은 2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올라 있다.

이에 반해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상장 계열사 임원을 맡고 있지 않아 부담이 적다. 삼성의 오너 가족들은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유일하게 대표이사를 맡고 있을 뿐 다른 가족들은 등기이사로 등록하지 않았다.

LG그룹의 구본무회장은 주식회사 LG의 대표이사로만 등록돼 있다.

그룹별 평균연봉은 삼성이 선두

삼성 내 조사대상 13개사 중 크레듀를 제외한 12개사가 평균 연봉 5억 원 이상을 지급했고, 전체 평균 연봉은 15억5900만원이었다.

두 번째는 의외로 한화그룹이 차지했다.한화그룹의 조사대상 3개 회사는 평균연봉 15억14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고, SK그룹도 16개 대상회사 임원들에게 평균 14억7700만원씩을 지급해 다른 그룹을 압도했다.

현대자동차그룹(11억1000만원)과 LG그룹(10억9천700만원), 두산그룹(10억5400만원)도 임원 평균 연봉이 10억원을 넘는 그룹이었다.

회사별 랭킹에서는 삼성전자(005930)가 단연 선두로 평균연봉은 52억100만원이었다. 이는 그나마 2011년의 109억9000만원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2위는 (주)SK로 삼성전자와 맞먹는 51억8000만원이었다. 4위는 삼성중공업(010140)의 7억3600만원이었고, 5위는 CJ제일제당(097950)의 3억1천8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