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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환수율 10%대로 `뚝`…올해 역대 최저 기록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만원권의 환수율은 경제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올해, 지난해보다 낮아진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5만원 환수율은 첫 발행된 해인 2009년(7.3%) 이후 세월호 사건이 있던 2014년(25.8%)을 제외하곤 매해 40~60%대를 기록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미치기 이전인 2019년엔 60.1%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24.2%로 35.9%포인트 급감한 뒤 올해는 1~10월 중 환수율이 18.4%를 나타내며 더 줄어든 모습이다. 반면 1만원권은 2019년 100%대에서 지난해 74.8%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97.1%까지 반등했다.
통상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나 소비가 위축되는 시기엔 현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해서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고 은행으로 돌아오는 액수도 적어진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경기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1만원권의 환수율은 회복된 것과 달리 5만원의 환수율은 더 낮아졌다.
개인금고 판매 급증…디지털 경제에도 현금 보유 증가
환수되지 못한 5만원권은 개인들의 금고나 기업들의 현금 보유자산으로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 한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커지자 가정용 금고 판매실적의 전년대비 신장률은 112%에 달했고, 올해 11월 기준으로도 26%나 늘어나며 판매 증가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 다른 백화점에서도 지난 해와 올해 가정용 금고 판매율이 38.8%, 34.3% 가량 꾸준히 늘면서 개인들의 금고 구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세금을 회피하고 싶은 욕구도 강해진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40대 A씨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일부 단골 거래처는 계좌이체도 아닌 현금 거래만 한다”면서 “안 그래도 경기가 어려운데 세금까지 뜯어가 버리면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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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 확산으로 은행 지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현금 사용에 대한 필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 3분기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ATM 지점은 1만8799개로 1년 전에 비해 1653개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대로 라면 향후 고액권 발행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물경제에서 쓰이지 않고 지하경제 양산을 위한 역할만 가중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어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확한 추정치를 알 수는 없지만 지하경제 규모를 GDP 대비 최소 10%대에서 25%까지 추산하는 곳도 있다”면서 “디지털 경제의 진전과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등으로 인해 개인이나 기업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더욱 편리해지는 사회에서는 개인이나 기업이 현금을 가지고 있으려는 수요가 더 커질 수 있어 5만원권 환수율 제고에 대해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