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오는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못해 폐업해야 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투자자라도 향후 한달 동안은 예치금 등을 찾을 수 있다.
5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중하순 코인거래소들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일종의 폐업 지침인 ‘영업종료 관련 이용자 지원 절차 마련 권고안’을 보냈다. 개정 특정금융거래법이 시행되는 오는 24일까지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은행의 실명확인 계좌 확보를 하지 못해 폐업해야 하는 거래소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금감원이 마련한 가이드라인이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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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안을 보면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거래소들은 영업 종료시 최소 7일 전에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종료를 알려야 한다. 휴면 회원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 안내해야 한다. 신고마감일이 24일인 점을 감안하면 17일까지 폐업 및 거래 중단 여부에 대해 고객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영업종료 공지 직후부터는 신규 예치금과 코인 입금이 중단되고, 신규 회원 가입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기존 회원들은 폐업 후 최소 한달 이상 예치금, 가상자산 출금을 할 수 있다. 거래소들은 영업 종료 후에도 이용자의 예치금과 가상자산 보존의 의무를 지고 영업 종료일 이후 최소 30일 이상 전담창구를 두고 출금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고의 최소요건인 ISMS도 인증받지 못해 코인마켓 전환조차 힘든 거래소들에선 하루 빨리 가상자산, 예치금을 빼길 권한다”며 “24일 안에 가상자산을 현금화하지 않았다면 이후엔 다른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옮기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유예기한은 오는 24일이지만 추석연휴(20~22일)를 감안하면 거래소 신고기한은 사실상 2주밖에 남지 않았다. 2주 안에 거래소들의 신고와 폐업이 엇갈리면서 존폐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금융당국에 신고를 마친 업비트 외에도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이 이번주중 은행 실명계좌 연장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렇게 되면 국내 4대 거래소는 모두 현재대로 영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외 중소형 거래소들 상당수는 ISMS 인증만 갖춰 원화거래가 불가능한 코인마켓으로 전환하거나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지난달 25일 발표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63곳 중 7월 말 현재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21곳이다. 나머지 42곳 중에선 18곳이 ISMS 인증 신청 중이었고, 24곳은 ISMS 인증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ISMS 미신청 암호화폐 사업자의 폐업, 영업중단 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투자자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전에 예치금·가상자산을 인출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달라”며 “예치금·가상자산의 인출 요청을 거부·지연하거나 갑작스러운 영업중단 등의 사례가 생기면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