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한 주식이 사라진다..증시에 청신호
블룸버그통신은 씨티그룹을 인용, 작년 미국 증시에서 거래된 주식 가치는 2.2% 줄어 198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고 8일 보도했다. 이는 주가가 불변한다는 가정 하에 신규 상장된 주식과 사라진 주식의 가치의 차이를 계산한 것이다.
유럽 증시에서 거래된 주식 가치 역시 1.2% 감소했다. 특히 영국 증시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작년에는 4.1% 줄어 198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작년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선 것도 증시 규모를 줄이는데 기여했다. 비리니 어오시에이츠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이 작년에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6549억달러로 전년비 39% 증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전세계 기업공개(IPO)가 2420억달러로 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에 신규 물량 공급도 활발했지만 M&A로 사라진 주식의 빈자리를 메꾸지는 못했다. (☞관련기사 : 증시 떠난 주식 `사상 최대`..진입도 활발)
도이치방크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M&A가 최소한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사모펀드가 M&A에 1조6000억달러를 쏟아부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류트홀드 위든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에릭 보르젠은 "기업이나 사모펀드 모두 여전히 매수쪽에 서 있다"며 "물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주가가 오른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수익성에 비해 너무 높은 주가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만만치 않다. 바이아웃 펀드와 기업들이 M&A 경쟁에 나서면서 가격을 너무 올려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레너트는 S&P500지수가 연말 1600까지 올라 작년에 비해 1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주가수익비율을 따져보면 주가는 비싼 편이다. S&P500지수는 예상실적에 비해 16배에, 유럽의 다우존스 스톡 600지수는 14.2배에 거래되고 있다. MSCI 아시아 퍼시픽 지수는 18.2배로 더욱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려는 움직임 역시 M&A를 둔화시키고 수익률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기준금리는 거의 6년래 최고 수준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13개월동안 6차례 올렸다. 일본은행(BOJ) 역시 빠르면 이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레너트는 "주가수익비율과 금리가 동시에 높아질 경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