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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외교에도 급(級)이 있다. 정상외교의 급을 보면 두 나라의 관계와 상대 국가에 들이는 공을 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급이 높은 건 국빈방문이다. 국빈방문은 국가원수 간 초청에 의해 이뤄진다. 국빈이 방문하면 장·차관 인사가 영접하며 사열과 예포 발사로 환영행사를 치른다. 또한 국가원수 주최 환영 만찬도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국빈 초청은 상대국 국가원수가 재임하는 중 한 번만 하는 게 상례다. 미국은 국빈 초청에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1년에 1~2명밖에 국빈을 안 받는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후 지난해에야 한국 대통령으론 12년 만에 윤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했다.
실무방문이나 사적방문은 의전보다는 실무에 초점을 맞춘 정상외교다. 이 가운데 사적방문은 말 그대로 사적인 목적의 외국 방문이나 유엔 총회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행사에 참석할 때 이뤄진다. 한국은 실무방문·사적방문한 외빈에게 공식환영식이나 차량을 제공하지 않는다. 공식 연회도 생략할 수 있다. 다만 실무방문·사적방문을 한다고 해서 서로 홀대하는 건 아니다. 일정이 촉박한 경우 협의 과정이나 복잡한 의전을 생략하기 위해 실무방문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