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신규철도·복지증진 추진 예산안 시의회 전액 삭감

일부 지역 주민들 부결 위해 조직적 압박
시의원 "다양한 입장차의 결과…아쉽다"
  • 등록 2022-09-09 오후 7:51:13

    수정 2022-09-09 오후 7:51:13

[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고양시의 철도교통 증설 계획과 복지재단 설립 등 시민들의 직접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예산이 시의회에서 줄줄이 삭감됐다.

더욱이 이 과정에는 이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국민의힘 시의원까지 자신들의 지역구 주민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예산안 가결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제2차 추경예산안 수정안’이 부결된 이후 덕양구 지역 커뮤니티에 표결 결과를 첨부한 감사인사 글이 올라와 있다.(커뮤니티화면캡처=주민 제공)
경기 고양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서 철도용역 예산 3억5000만 원을 원안대로 되살리고자 하는 내용을 담은 ‘제2차 추경예산안 수정안’이 부결됐다.

신규 철도노선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예산은 당초 건설교통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는 원안대로 통과됐다. 그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됐다.

예결위는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표면적 이유를 내놨지만 이면에는 덕양구 주민들의 조직적인 반발과 여기에 편승한 해당 지역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까지 반대 입장을 내면서 결과적으로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덕양구에는 현재 4차국가철도망계획에 따라 신분당선을 연장하는 노선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는 철도 이슈가 있다.

‘제2차 추경예산안 수정안’의 부결을 위해 이동환 고양시장 등 지역 정치인의 휴대폰 번호를 올려놓고 항의전화를 독려하는 내용의 지역 커뮤니티 글.(커뮤니티화면캡처=주민 제공)
이곳 주민들은 이런 상황에서 고양시가 5차국가철도망계획에 신규 철도노선을 제시할 경우 현재 진행중인 예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조직적으로 반대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추진한 용역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에 건의할 수 있는 신규노선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용역 과정만 1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정부의 국가철도망계획에 고양시의 신규 철도노선을 건의하는게 사실상 어려워 졌다.

이와 함께 이동환 시장의 공약으로 알려진 복지재단 설립 용역 예산 2200만 원도 전액 삭감됐다.

해당 예산은 더불어민주당이 5석으로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문화복지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전액 삭감됐지만 국민의힘이 5석으로 다수 의석을 확보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 부활했다.

하지만 문화복지위원회가 전액 삭감 의견을 다시 제출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되는 혼란을 겪었다.

이번 수정안을 추진한 고덕희 시의원은 “덕양과 일산, 시장과 의회 간 대립 구도와 국민의힘과 민주당 입장 차에다 의원수에 따른 인식 차이, 대표발의자를 바라보는 시각 등 여러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났다”며 “국민의힘은 의견이 분열되고 민주당은 시장 견제를 선택하면서 수정예산안이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시 관계자는 “고양시의 미래와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중요 예산안들이 삭감돼 아쉽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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