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 달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일관성 없는 방역 지침에 분노하고 있다. 식당과 카페 등 일부 업종에선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다시 완화되긴 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식당·카페 외 업종은 이전과 같은 수준의 제재를 받게 돼 형평성 논란도 불거진다. 특히 최근 2주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된 오후 9시 영업제한이 합리적인 통계나 자료 없이 시행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어떤 지침을 내놓든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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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를 6일부터 10월 3일까지 한 달 연장했다.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매장 내 영업시간은 오후 10시로 다시 1시간 늘렸고, 오후 6시 이후 백신 접종자 4명을 포함 6명까지 사적으로 모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일부 지침 완화는 ‘언 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라며 피켓을 들고 길거리로 나왔다. 휴일인 5일 오후 2시, 수도권 지역 자영업자10여명은 서울 광화문, 인사동 등에 나와 ‘살고싶다, 중단하라’, ‘사람잡는 살인방역’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특히 4단계 지역 볼링장,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노래방 업종은 저녁 6시 이후엔 2명 제한, 9시 영업종료 지침이 그대로 적용돼 기준이 대체 뭐냐는 불만이 나온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식당과 카페만 완화했다는 것. 광화문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A씨는 “어차피 취식이 금지니 마스크를 쓰고 당구만 치면 되는데 무슨 기준으로 ‘2명 제한, 9시 종료’를 더 하란 건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6명까지 밥 먹고 노래방에 와서 2명씩 나눠서 들어가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영업제한도 그렇지만 이런 인원수 제한도 문제가 많아 업종별로 세세하게 반영이 되지 않은 방역지침”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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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이제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8월 20일부터 2주간 4단계 지역에 시행한 ‘오후 9시 영업제한’의 경우 아무 실효성도 없었는데 왜 했는지 모르겠다는 성토가 나온다. 9시 제한 2주차 주간(8월 30일~9월 3일)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평균은 1747명으로, 영업제한 직전 주간(8월 16일~20일) 1739명보다 증가했다.
백신 인센티브를 시행한다고 해도 사실상 젊은 층 백신접종자가 현저히 적은 상황에서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대본에 따르면 50대 이상 연령층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1차 접종 기준 90%가 넘는다. 하지만 18~49세 전체 1차 접종자는 3일 기준 약 982만명으로 인구대비 43.8%에 불과하다.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영업권을 보장하면서 방역을 동시에 진행하는 ‘위드(with) 코로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고장수 코로나19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치명률이 지금은 지금은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확진자 수를 기반으로 한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트렌드에 뒤처져 있다”며 “일률적인 영업시간, 인원, 제한 일변도 방역체계가 아닌 중증환자·치명률을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8일 밤 11시 전국 단위 차량 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주최측에 따르면 차량 3000여대가 나와 심야 2시간 가량 정부 방역지침을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