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수출전선 빨간불.."폭등"없는 환율상승이 약?

  • 등록 2000-11-21 오후 2:09:18

    수정 2000-11-21 오후 2:09:18

달러/원 환율이 폭등하면서 당국이 일정 수준의 환율상승을 원하고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있다. 이달들어 수출증가율이 급락하는등 무역수지 관리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소폭의 환율상승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환율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등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폭등없는 환율 상승은 용인할까 이달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4.5% 증가한 84억2700만달러에 그쳤다. 수입은 12.9% 증가한 93억3200만달러. 30%를 웃돌던 수출증가율이 한자리숫자로 급락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있다. 이에 따라 환율을 올려 수출업체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정부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그러나 20일에 이어 21일 환율이 폭등세를 이어가자 외환당국은 “단기간의 급격한 환율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환율수준’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상승속도’에 대한 우려로 해석할 수 있다. 당국의 개입도 이런 차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대만달러가 폭락하는등 주요 수출경쟁국의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원화가치의 소폭 절하는 오히려 수출경쟁력 회복에 약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당국의 개입이후 환율이 폭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있지만 당국의 의도가 1130원대 환율로의 복귀는 아닐 것으로 믿고있다”며 “시장 전반적으로 여전히 달러수요가 우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율 폭등의 주역, 역외세력은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역외세력들은 3~4개월짜리 선물환을 중심으로 헤지에 나서는 양상이다. 통상 1개월물을 산다면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적 매수세로 보고, 이처럼 3개월이상물을 사들이는 상황은 헤지차원으로 해석되고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역외세력의 달러매수가 투기적인 것이었다면 1170원선에선 차익실현에 나서도 큰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130원대에서 꾸준히 달러를 사들였고 1140~1150원대에서 사들인 달러도 1170원 수준에선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생길 수 있고 오전장 중반이후 실제로 달러매도에 나서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최근 역외세력의 달러매수는 투기적인 매수와 헤지차원의 매수가 혼재해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헤지차원의 달러매수는 외환시장 수급을 뒤흔들어놓는 요인이기 때문에 훨씬 더 무섭다"고 말했다. ◇환율 폭등은 후유증 크다 보통 주가를 뒤따르던 환율이 이제 주가를 앞에서 끌고가는 현상이 벌어지고있다. 환율상승이 주가 하락과 금리상승을 견인하는 모양새는 물가급등,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첫 고리가 된다는 점에서 위기의식은 증폭되고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환율상승을 용인, 수출전선에 켜진 빨간불을 끄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지금처럼 폭등세가 나타날 경우엔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대부분의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시장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있다. 공기업과 국책은행을 동원하고 필요할 경우 외환보유고를 활용하는 방안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21일 환율은 이런 정황을 반영하며 1172원을 정점으로 소폭 반락하고있다. ◇기업들이 문제 기업들은 환율폭등으로 무척 혼란스런 상황에 빠졌다. 환율이 폭등하면서 수출기업들은 벌어들인 달러를 팔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들 달러를 사려고 덤비는 상황에서 갖고있는 달러를 내놓을 이유가 없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수입업체들의 경우는 더 곤혹스럽다. 수입결제수요가 큰 정유사들은 이날 환율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달러를 사들여야했다. 많은 기업들이 당장 필요한 달러를 확보하지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기업체 외환담당자들이 엄청난 혼란을 겪고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아무런 조언도 못해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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