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페루)=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의장국인 페루를 공식 방문해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방산, 인프라,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페루 방문은 취임 후 첫 이뤄지는 중남미 국가 공식 방문이다.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앞서 양국은 2011년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시켰고 2012년부터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양 정상은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견고한 협력 관계를 다지기로 했다. 방산 분야 주요 업무협약(MOU)은 △KF-21 부품 공동생산 △해군함정(잠수함) 공동개발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 등이다. 이외에도 △디지털 정보 협력센터 △ICT 협력 △관광 △핵심광물 등을 포함해 총 8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페루 용골식 명판 서명식에서 HD현대중공업이 페루 시마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함정의 용골식 명판 서명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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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은 이날 대한민국 HD현대중공업이 페루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함정에 부착할 명판에 함께 서명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는 우리 기업이 페루 육군과 해군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돼 핵심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오늘 사인한) 이 명판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양국 간 방산 협력 파트너십의 증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에게 “1950년 한반도에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페루는 주저하지 않고 전쟁 물자를 지원해 줬다”며 “양국은 1963년 공식 수교 이후 지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다방면으로 견고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이에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을 바탕으로 점점 더 많은 페루 제품이 한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방위산업, 디지털 전환 등 양국 간 폭넓고 긍정적 협력 의제는 오늘 서명된 다양한 양해각서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도 강화한다. 이날 양 정상은 핵심광물 협력 MOU를 맺고 상호 보완적인 공급망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친체로 신공항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함과 동시에 페루가 중남미 교통·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양국의 인프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 미래 파트너십 저변 확대를 위해 기술 협력과 인적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에만 1만4000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페루를 방문했다”며 “관광협력 분야 협약은 양국 국민들 사이의 접촉면을 더욱 넓혀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 정상은 세계 비확산 체제와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