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장기 투자처로 재건축 아파트의 재부상, 판교 낙첨자의 유동 자금 유입에 따른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가 여전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가 상승 진원지
18일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동, 강남, 송파에서는 지난주부터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 상승세가 확연하다. 특히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고덕주공 1단지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주변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동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1.16%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 평균 상승률 0.42%의 2.7배가 넘는다.
고덕주공 3단지도 추석 전에 5억9000만원 안팎이었으나 현재는 6억3000만-6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고덕시영 13평형도 3000만-4000만원이 올라 4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 7단지(고층) 34평형은 한 달전에는 11억5000만원선이었지만 현재는 12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저층 1-4단지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구입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잠실주공 5단지도 저가 매물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 34평형은 10억-11억원에 호가돼 한 달 전에 비해 로열층은 8000만원 가량 올랐다. 신천동 장미 1차 33평형도 최근 한 달간 1000만원 가량이 뛰어 8억원 이하 매물을 찾을 수 없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바닥론
재건축 아파트 바닥론과 판교 낙첨자 유입도 한 요인이다. 대치동 명지공인 관계자는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매입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대기 수요자들이 많다”며 “때 마침 판교 낙첨자들이 강남 재건축으로 유입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을 낳고 있다”고 해석했다.
경기 부양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송파동 모 공인 관계자는 “북핵 사태 이후 경기 부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의 송파대로 일대 용도변경 긍정 검토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값 반등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이번 재건축아파트 오름세는 몇개월간 단기 급락한데 따른 반등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의 재건축아파트 규제 정책이 풀리지 않는 한 예전과 같은 급등세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도 “재건축아파트가 다시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개발 재료가 있거나 규제를 피한 단지는 당분간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초기 재건축 단지는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