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서울 지역 전체 가구의 35%(약 139만 가구)에 달하는 1인가구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1인 가구의 건강, 안전, 고립 등 중장기 종합 대책을 마련한 적은 있지만, 각 가구를 성별·연령·지역별 등으로 세분화해 심층 면접을 진행하는 등 맞춤형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7월부터 ‘1인가구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를 위한 용역에 들어가 올 2월까지 해당 연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 산하기관인 서울연구원이 서울 거주 1인가구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용역비는 3억8000만원이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1인가구 안심종합계획(2022~2026)’을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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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4월 취임 직후 1호 공약 사업인 1인가구 안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 직속 전담 조직인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올 1월에는 그동안의 제도와 정책을 집대성해 향후 5년 간 총 5조5789억원을 투입해 △건강 안심(건강·돌봄) △범죄 안심(범죄) △고립 안심(경제적 불안감과 외로움) △주거 안심(주거) 등 4대 분야, 8개 핵심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 용역은 1인가구를 유형별로 세분화해 보다 촘촘하게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1인가구 가장 고통을 받는 주거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심층조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예컨대 홀로 살 때 주거지 선택의 어려움, 주택자금 구입 자금 마련 방안, 이동식 빨래방 등 생활밀착형 지원, 보안 등 안전 문제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작업이다. 이를 위해 시는 1인 가구 밀집지역인 5개 자치구(강북·중랑·관악·광진·강남구)에 거주하는 500여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소외돼 있는 1인가구들이 홀로 살 때 실제로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필요함을 느끼는 부분이 무엇인지 대면 면접 등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주거지인 건물 및 생활시설 350여곳도 현장 점검을 했다”며 “이달 말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학계, 관련 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1인가구 정책 자문단의 평가·검증을 거쳐 다음 달 중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가 올해 1인가구 지원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총 6340억원.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새로 추진하는 사업은 올해 추경을 단행해 시행하거나 하반기 예산 작업을 통해 내년에 새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시의회가 오 시장의 대표 사업인 1인 가구 정책에 대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 안심마을보안관 활동 및 스마트보안등 설치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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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는 내년 1인가구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안심마을 보안관 사업과 스마트보안등 교체 사업 예산에 각각 27억6000만원, 30억원을 책정해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9억5000만원, 19억6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도 갈수록 커지는 1인가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동감하고 있는 만큼 건강, 안전을 비롯해 주거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잘 협의하겠다”며 “이르면 연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1인가구 지원사업 투자계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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