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 지난해 KDB대우증권 인수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을 회계 자문사로 전격적으로 선정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윤 회장의 분위기 쇄신 차원의 결단이었고 이는 곧 신의 한수가 됐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부대표까지 지낸 경력의 회계전문가인 윤 회장의 통찰력이 돋보인 결정이었다. 회계 자문사는 인수합병(M&A) 딜이 진행될 때 매각 대상 기업에 대한 실사를 담당해 적당한 입찰가를 원매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물론 전략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핵심 역할을 한다.
반면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EY한영 회계법인을 회계자문사로 선택한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는 EY한영이 현대증권 매각주관을 맡게 되자 회계 자문사로 업계 1위의 삼일PwC를 선택했지만 연이어 쓰디쓴 패배를 맛봤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의 승자가 되면서 인수금융 주선 금융사들간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는 신한은행으로부터 각각 4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활용키로 하고 투자확약서(LOC)를 발급 받았다. 결국 KB금융지주를 선택한 삼성증권도 승리의 달콤한 열매를 함께 맛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