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26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
미국을 가라앉힌 위기는 미국 내 머물지 않았다. 글로벌 경제위기란 도미노를 불렀다. 게다가 중국의 번성은 세계 자원부족과 원자재 가격급등을 동반했다. 이도저도 없는 제3세계는 핵을 무기로 쥐었다. 당연히 미래는 불투명하다. “세계는 거대한 소말리아가 되어가고 금융위기는 더 큰 연쇄반응을 일으킬 것이며 전쟁과 내란, 자연파괴에 시달릴 것”이다.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풀 것인가. 누가 나서서 능력을 내보여야 하나. 미국인가 중국인가 아니면 유럽연합인가. 프랑스의 자존심이라는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69·사진)가 답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아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전 지구적 세계정부`다. 한마디로 `국가경계를 허물어라`다. 책은 그 거대담론을 따라가는 긴 과정이다.
역사를 통해 그가 얻은 패권의 성립요건은 하나다. 군대로든 돈이로든 `그 당시 가장 큰 통신망`을 갖고 있느냐 여부다. 이 기준에서 볼 때 미국은 얼마간 권좌를 유지할 수 있다. 최첨단 무기와 기축통화로 무장한 덕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쇠퇴할 것이다”. 예측은 쉽다. 더 빨리 크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후보는 중국. 인구파워에 힘입어 군사력도 증강할 것이다. 기축통화 자리도 넘볼 수 있다. 하지만 한참 뒤의 일이다. 예전 영화를 누리던 1800년대 세계 GDP에서 차지하던 비율은 2100년이 돼야 회복될 것으로 진단했다. 설사 패권을 쥔다 해도 지구촌 수십억 인구의 연대를 도모할 힘도 돈도 없다. 제 식구 다스리기에도 벅차다.
세계 경제권력 향방에 관한 이 거대한 그림틀을 서울에서 아탈리가 직접 그린다. 이데일리가 개최하는 `세계전략포럼`을 통해서다. 6월12일과 13일 양일간 열리는 포럼에서 아탈리는 첫째 날엔 마이크 무어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좌담을, 둘째 날엔 `더 나은 미래와 자본주의의 길`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 거장다운 스케일로 키운 세계정부, 그 구상과 실행에 대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