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날 사살된 암리가 19일부터 독일과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에 진입하는 등 유럽 내 약 800km를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현지언론들은 암리가 사살됐지만 그가 유럽 곳곳을 이동한 만큼, 대다수의 유럽 국가가 범행 대상이 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리차드 왈튼 전 영국 런던경찰 대테러대응팀장은 암리의 범죄 후 이동 통로는 이슬람국가(IS)의 이동전략 수립과 연결돼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솅겐조약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암리가 신분증도 없이 경찰병력이 깔린 지역에서 제재받지 않고 국경을 넘나들었다는 것이다.
헤이르트 빌더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도 “국경을 닫는 게 과연 나쁜 아이디어인가”라고 지적했다.
테러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솅겐 조약 폐지와 EU 축소 등을 주장하는 유럽 극우 정당의 지지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내년에는 네덜란드 총선을 시작으로 프랑스 대통령선거, 독일 의회 선거 등 굵직굵직한 선거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이어 고립주의를 주장하는 또 다른 정치인이 나올 지 모르는 상황이다.
줄리언 킹 EU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테러 위험이 전혀 없는 ‘제로 리스크’ 사회는 있을 수 없다”며 “할 수 있는 한 테러 위험을 줄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