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수(63)씨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다 증권사 직원 권유로 작년 중국 투자에 발을 디뎠다. 상하이지수가 이제는 상승추세에 들어섰고 추가 하락 위험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불안감에 망설이던 이씨는 작년 11월 더 이상 지수가 빠지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중국 주식형펀드에 돈을 넣었다. 그러나 평온한 흐름을 보였던 상하이지수는 새해 폭락하며 무너졌다. 손 쓸 틈도 없이 이씨 투자금은 불과 두 달만에 반 이상 날라갔다.
정초부터 중국 증시가 요동치면서 중국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숨소리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중 지난 7일 현재 녹인(Knock-in·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공모형 ELS는 총 19개였다. 이들 상당 수는 지난해 4월 H지수가 1만4000선까지 올랐을 때 발행된 것으로, 발행금액만 214억원이다.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녹인구간에 진입한 ELS가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주식형펀드도 처참한 수준이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월12일 상하이지수가 연고점(5178.19)을 찍은 이후 중국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20~40%에 이른다. 이 기간중 수익률이 낮았던 상품은 대부분 지수 변동폭보다 2배씩 수익률이 움직이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상장지수(주혼-파생)(합성)’가 -59.68%,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상장지수(주혼-파생재간접)(합성)’가 -59.61%의 손실이 났다. ‘삼성KODEX China H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 역시 -58.39%의 손실을 내면서 반토막이 났다. 이 기간 가장 선방한 펀드인 ‘신영차이나밸류플러스자(주식)Class C1’도 10.75% 손실을 보고 있다.
조성호 삼성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은 “중국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지수가 떨어졌다고 무조건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기보다 보수적으로 나서는 편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