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정의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야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범 진보 진영으로서 이 대표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의당이 민주당에 끌려다니다 ‘조국 사태’처럼 또 다시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제28차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50억 클럽 특검’ 추진에 대한 세부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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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민주당이 (정의당을) 섭섭하게 만들었다. 정치도 인간이, 사람이 하지만 정의당이 어떻게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 우물을 마시고 가면서 내가 다시는 이 우물을 마시지 않겠다고 침 뱉어놓고 간 사람이 돌아서 다시 먹는 것이고, 세상에 길을 가다 보면 소도 보고 중도 보는 것”이라며 “정의당이 물론 여러 가지로 민주당에 대한 섭섭함이 있겠지만 그래도 같은 진보정당이라고 하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당원인 진중권 작가는 “지난번 조국 사태 때, 우리 편이라고 편들다가 정의당이 타격을 받았고, 당 전체가 지금 위기에 몰렸다”며 “지금 이것은(이 대표 사법리스크) 조국 사태보다 더 심하다. 최소 (징역) 10년에서 무기징역까지 갈 수 있는 아주 중대한 범죄가 한 건이 아니라 여러 건인데, 여기서 또 다시 같은 배를 타라는 건 정의당 보고 죽으란 얘기”라고 맞받았다.
진 작가의 반발에 박 전 원장은 “정의당이 진보의 길을 같이 가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자 진 작가는 “이게 진보의 길인가. 정의당 의원들이 이번에 반대표를 던지면 정의당은 그 날로 해체가 된다”며 “우리는 진보고, 민주당하고 다르다. 그래서 우리끼리 범죄자라 하더라도 우리 편이니까 편들어주고 이러면 우린 죽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 후 박 전 원장은 ‘그래도 이번엔 정의당이 도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고, 진 작가는 “우리가 정치를 하는 근본 목적을 부정하니 짜증난다. 모욕적으로 들린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