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체가 목표던 신약개발,어느새 '황금알 낳는 거위'로

LG화학 제미글로, 국내 첫 500억원 매출 돌파
보령 카나브, 종류 늘리고 해외시장 적극 개척
  • 등록 2017-01-03 오전 8:54:59

    수정 2017-01-03 오전 8:54:59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산 신약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미글로, 카나브, 놀텍, 듀비에.(사진=각 사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개발 자체에 의의를 두던 제약사의 신약 연구개발 목표가 최근 들어 ‘돈이 되는 약’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소위 블록버스터로 인식되는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99년 SK케미칼이 항암제인 선플라를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27종의 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선보인 국산신약은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만드는데 의의’를 둔 약이 많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미래의 시장성에 대한 정밀한 예측 대신 ‘뭐라도 만들어보자’는 분위기가 컸다”며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이르면서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를 들인 만큼 시장에서 팔릴 약을 만들어야 한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미글로, 국내 신약 중 첫 500억 돌파

LG화학(051910)의 국산신약 19호인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와 제미글로에 기존 당뇨병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합친 ‘제미메트’ 등 제미글로 패밀리는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연매출 5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제미글로는 2013년 57억원에서 2014년 150억원, 2015년 276억원 등 매년 두배 가까이 매출규모를 키웠다.

LG화학 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제미글로 패밀리의 매출은 505억원으로 월평균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만큼 2016년 매출 550억원은 충분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연간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하면 아직 갈길이 멀다”며 “하지만 현재 제미글로의 글로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품목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카나브, 복합제 종류 늘리며 영역 확장

2011년 출시 첫해부터 국산신약 100억원의 테이프를 끊은 보령제약(003850)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는 현재 듀카브(카나브+CCB 복합제), 투베로(카나브+스타틴), 카나브플러스(카나브+이뇨제) 등 다양한 복합제로 영역을 확장했다. 카나브 패밀리의 지난해 매출은 4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나브가 종류만 늘린 것은 아니다. 카나브는 2011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나브와 카나브 패밀리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을 비롯해 중남미 25개국, 동남아 13개국에 기술수출돼 있으며 지금까지 카나브가 달성한 기술수출액은 3억7529만 달러(약 4530억원) 규모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안양공장 매각으로 얻은 자금을 카나브의 임상시험에 집중투자하는 등 카나브를 세계적인 고혈압 치료제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듀비에, 부작용 인식 개선으로 매출 향상

당뇨병치료제중 TZD(치아졸리딘디온) 계열의 약은 그동안 체중증가나 심부전 위험, 골밀도 저하 등의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TZD 계열인 GSK의 아반디아는 부작용 때문에 2010년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이런 논란 속에 종근당은 2014년 국내 신약 20호인 TZD 계열의 듀비에를 출시했다.

출시 첫해 듀비에는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5년에는 92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12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6월 열린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듀비에의 지방간 개선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듀비에에 전통적인 당뇨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합친 ‘듀비메트’가 출시돼 올해에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은 2009년 출시 이후 한 달에 1억~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불과했지만 2013년부터 시장규모가 큰 역류성식도염으로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2015년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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