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의 짝사랑 들려드릴게요.”
“마주치는 눈빛이~~”(음악소리)
내비게이션 앱 ‘T맵’을 구동시키고 음성 명령을 내렸다. 주현미의 짝사랑이 흘러 나왔다. T맵은 지정한 행선지를 안내 중이었지만 ‘아리아’라는 ‘호출 부호’에 반응했다. 음악, 라디오 등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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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맵 속 인공지능(AI) 솔루션 ‘누구’를 써 봤다. 차량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 음성 인식은 비교적 잘됐다. 별도의 검색어 입력 없이 음성만으로 네비게이션 기능, 음악 듣기, 라디오 듣기가 가능했다. ‘누구’에 연동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에 유료 가입된 사용자라면 ‘미리듣기’ 없이 전 곡을 들을 수 있다.
카카오내비, 원내비, 네이버내비, T맵 등 비슷한 길찾기 기능을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앱 가운데 T맵은 음성인식 기능이 돋보였다. 차 안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운전하는 사용자에게 T맵은 요긴했다. 인공지능 솔루션 ‘누구’와 T맵 간 연동이 ‘성공적인 한 수’였던 셈. 자동차 안에 ‘누구’ 스피커가 하나 더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후발 내비게이션 앱은 꿀먹은 벙어리였다. 길 안내 서비스는 T맵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가상비서 서비스에서 T맵에 한 발 늦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카카오내비와 네이버내비 등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곧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술과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AI스피커 웨이브를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 카카오는 이달중 AI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내놓는다.
PC, 스마트폰 이어 새로운 가상비서 시대 열린다
이미 외신에서는 음성 인식 기반 가상비서 서비스가 PC와 스마트폰 뒤를 이을 새로운 UI(사용자환경)로 지목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를 이어주는 매체로서 가상비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4일 구글의 AI 가상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본격적으로 배포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피커에 한정된 기존 AI 스피커와 달리 구글의 구글어시스턴트는 스마트폰(픽셀), 구글홈 스마트 스피커, 구글 크롬북 등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이 내놓는 신제품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포함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음성인식·가상비서를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아마존은 가상비서 ‘알렉사’를 지난 2014년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AI스피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에코’에 ‘알렉사’가 탑재됐다. 이미 아마존 에코(Amazon Echo) 신제품과 홈오토메이션을 이용할 때 필요한 외부 기기의 기능을 탑재한 상위 모델 에코 플러스(Echo Plus)를 출시했다. 또 둥근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갖춘 소형 제품 에코 스팟(Echo Spot) 역시 발표했다.
이 외에도 아마존은 파이어TV 신모델을 발표했다. 에코와 연계해 음성 명령으로 알렉사를 부를 수 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제품에 음성 인식 기반 가상비서 서비스를 추가해 아마존만의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뜻이다.
구글과 아마존이 자사 제품과 가상비서를 결합한 AI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업체들은 아직 AI 스피커에만 머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내비게이션과 가상비서 서비스의 AI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