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예산안]내년 국고채발행 98조 ‘역대최대 물량폭탄’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내년도 국고채 발행물량이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만기도래 물량이 크게 늘면서 상환 물량이 증가한데다 일반회계 적자국채 규모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균형재정 달성 의지에 따라 적자국채발행 규모를 줄이며 재정건전성을 높여온 그간의 정책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복지공약과 일자리창출등 경제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데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세수부족에 결국 빚을 내는 모양세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내년도 예산안에서 중장기적 측면에서 재정건전성을 단계적으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2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예산안’자료에 따르면 내년 연간 국고채발행 계획물량이 98조원으로 올 본예산 계획물량 79조7000억원 대비 18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추경에 따른 증가물량 88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9조6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아울러 1998년 9월 국채관리기금채권의 명칭을 국고채로 변경, 본격적으로 국고채를 발행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직전 최대치는 올해 추경편성에 따라 증가한 88조4000억원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 예산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추경에 따라 증액되면서 국회로부터 승인받은 총 물량은 95조4000억원이었다”며 “이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올 추경 당시 국고채 발행 급증을 우려해 국고채 조기상환(바이백)과 교환부문에서 7조원을 줄여 총 88조4000억원으로 올 국고채발행 계획물량을 정한 바 있다.

항목별로는 순증발행과 상환용 물량이 모두 증가했다. 적자국채와 기타부문이 포함된 순증발행은 38조6000억원, 만기상환과 바이백·교환으로 사용되는 상환용발행은 59조3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올 당초 계획물량 22조2000억원과 57조5000억원보다 각각 16조4000억원 1조8000억원 늘었다. 추경에 따른 순증 37조9000억원과 상환 50조5000억원과 비교해도 각각 7000억원과 8조80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우선 상환용 물량 증가는 만기도래 물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내년도 만기도래 국고채물량은 54조4164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 만기도래 물량 42조1370억원대비 12조2794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순증발행 증가부문은 일반회계 적자국채 규모가 27조8000억원으로 증가한데다 내년도 세수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올해 일반회계 적자국채 규모는 8조6000억원, 추경을 합하면 24조5000억원이었다.

기재부는 내년 국세 세입예산안을 218조5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216조4000억원보다는 2조1000억원(증가율 1%)이, 추경에 따른 210조4000억원보다는 8조1000억원(증가율 3.9%)이 늘어난 것이다.

앞선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세수가 줄고 일반회계 적자국채 규모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재부 국채과장도 “올해 만기도래 물량이 많아 바이백을 많이 해 줄여놓은게 이정도”라며 “주어진 상황에서 시장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안과 연간 국고채발행 물량은 국회 의결을 거쳐 연말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