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써 이 사건 범행을 지휘·총괄한 피고인 A씨는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또한 회사 명의 예금계좌에 있는 돈 100억여원은 몰수됐다. A씨와 공모해 범행에 적극 가담한 B씨는 징역 14년, 범행을 분담해 주된 역할을 담당한 C씨는 징역 8년, 이들의 투자자 기망 사실을 알고도 범행에 관여한 D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A·B·C씨는 가상자산 거래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던 직장 동료로, 가상자산 거래소인 브이글로벌 거래소를 개설·운영하면서 가상자산 투자를 빙자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하기로 모의했다. 이후 D씨가 이들의 공모에 가담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설명회 등을 열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 지급준비율 등에 관해 허위로 홍보하고 최대 30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피해자 5만여명으로부터 약 2조2500억원을 교부받아 편취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1심은 A씨에 징역 22년을 선고하고 회사 계좌에 있는 100억여원을 몰수했다. B·C·D씨에는 각각 징역 14년, 8년, 4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A·B·C씨에 대해 각각 1064억여원, D씨에는 811억여원을 추징하는 판결을 내렸다.
2심에서는 A씨의 형량이 징역 25년으로 늘어났다. 다만 1심과 달리 이들 4명에 대한 추징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법원은 추징 대상 해당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수긍하고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원심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추징의 목적은 피고인으로부터 부정한 이익을 박탈해 이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추징의 범위는 범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에 한정돼야 하며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추징할 수 없다.
다단계판매 구조를 띈 이번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이 지출한 투자금이 이들을 투자자로 모집한 상위 투자자들에게 추천수당, 후원수당, 추천매칭수당 등으로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을 정확히 확정할 수 없어 추징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