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동영상 `부자와 쾌락주의 분노` 표출

NBC 동영상 공개..불특정 다수를 향한 원망
"당신들이 나를 구석으로 몰았다"
  • 등록 2007-04-19 오전 10:12:56

    수정 2007-04-19 오전 10:39:40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 조승희가 미국 NBC뉴스에 보낸 사진과 동영상에는 부자들과 이들의 쾌락주의에 대한 분노가 표현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NBC가 공개한 동영상은 27개의 퀵타임 비디오 파일로 구성돼 있으며 총 10여분 길이다. 조승희가 카메라를 보며 말하다 끄기 위해 몸을 앞쪽으로 숙이는 장면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자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NBC는 설명했다. (☞조승희씨가 NBC에 보낸 동영상)
 
조승희는 이 동영상에서 "내가 이럴 필요는 없었다. 나는 그냥 떠날 수도 있었다. 그냥 도망쳐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니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길 했다. 나의 아이들과 나의 형제, 자매들, 그들을 위해 일을 저지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왔을 때 나는 했고, 했어야만 했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자와 쾌락주의 대한 환멸..`분노`
 
조승희는 동영상에서 특정인을 지칭하지는 않았으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메세지를 던지려 한 것으로 보인다. 쾌락주의나 기독교 등을 언급했으며 부자들에 대한 환멸을 표현하는데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당신들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졌다. 당신들은 메르세데스도, 금 목걸이도, 투자신탁 펀드도, 보드카나 코냑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이런 모든 것들은 당신의 쾌락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치 않았다"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은 오늘 일을 피할 수 있는 수천억번의 기회와 방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당신들은 나의 피를 보기로 결정했다. 당신들이 나를 구석으로 몰았고 나로 하여금 단 한가지 선택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정은 당신들이 한 것이다. 이제 당신들 손에도 절대 씻겨지지 않을 피가 묻을 것이다"고 말해 마치 테러리스트의 성명서 낭독을 연상케 했다.
 
NBC는 사진과 비디오는 6일전에 제작된 것으로 미리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급하게 제작됐다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만든 흔적이 보인다는 것. 조씨의 말을 알아듣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목소리는 아주 차분했으며 종종 녹화를 끊었다가 다시 시작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손에 총..폭력영화 악한 모방

NBC는 18일(현지시간) 오전 이같은 우편물을 받았다. 조승희가 우편물을 보낸 시각은 첫번째 범행과 두번째 범행 사이인 16일 오전 9시01분으로 기록돼 있었다.

하루만에 도착하는 오버나잇(overnight) 우편물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범행 다음날인 17일 도착했어야 했지만 수신인 주소를 뉴욕 록펠러 플라자가 아닌 록펠러 에비뉴라고 잘못 기재함에 따라 18일 오전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우편번호도 한차례 수정된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NBC는 이 우편물을 받자마자 연방 수사당국에 먼저 신고했으며 이를 복사해 공개했다.  

NBC는 조승희가 보낸 43장의 사진 가운데 첫번째 2장은 평범한 대학생처럼 웃고 있었지만 나머지 사진은 총과 칼, 망치 등을 들고 있거나 자신이 사용한 권총, 총알 등에 대한 사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중 11장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권총을 화면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특히 조승희가 양손에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머리에 검은색 모자를 뒤집어 쓴 것이나 주머니가 여러개 달린 베이지색 자켓, 검은색 장갑 등으로 보아 폭력적인 영화의 악한을 모방했다고 분석했다.

◇행동양태 `총기 난사사건` 조짐..과거 범인과 비슷
 
NBC는 조승희의 행동양식을 분석한 결과 과거 학교 총기 난사사건의 주인공들과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총기를 급하게 구한 것이 아니라 수주전에 확보했다는 것이다. 또 노골적으로 협박을 가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인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동료 학생들과 교수들은 조승희가 작문 수업에서 제출한 희곡이나 평소 행동에 대해 우려해왔으며 룸메이트는 그가 자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기도 했다는 것. 또 2005년 여성 학우들을 스토킹하면서 하루나 이틀정도 정신병원에 구금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미국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가 제시한 총격사건 범인들의 행동양태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비밀경호국은 37건의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하고 이중 10명을 인터뷰한 결과, 4명중 3명 이상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교사나 학생들에게 전혀 협박하거나 위협을 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주변인들에게 위협적인 존재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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