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폭행·강간 영상에도 '증거불충분' 불구속 수사랍니다”

  • 등록 2024-06-14 오전 9:11:07

    수정 2024-06-14 오전 9:11:07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이별 통보를 하자 앙심을 품고 찾아온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과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영상 증거를 제출했음에도 가해자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의 홈캠에 촬영된 피해 당시 영상.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1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는 지난 2월 자신의 집에 무단 침입한 전 남자친구 B씨에게 4시간 동안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이 상황은 집에 설치된 홈캠 영상에 녹화됐다.

A씨는 “(B씨가) 다짜고짜 (집에) 들어와서 저에게 ‘조두순하고 사귀어라’ ‘너희 집에 범죄자들을 불러주겠다’ ‘죽어라’ 등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당시 상황이 녹화된 영상과 녹취록, 진단서 등을 증거로 제출하고 B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기각했다고 한다.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 이유는 홈캠 영상이 4시간 동안 촬영되지 않았고, A씨가 B씨에게 호의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제 홈캠은 SD카드가 없는 구독권으로 사용해 1~2분씩밖에 저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맞았는데 홈캠 영상에선 저장이 안 됐다”면서 “(제출한 영상엔) 성폭행 장면도 찍혔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B씨에 호의적인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해서는 “(전 남자친구가) 무단 침입한 뒤 협박에 못 이겨 (안전이별을 위해) 다시 만난 적이 있다”며 “그때 제가 보냈던 메시지를 가해자가 증거로 제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합의된 성관계였고 저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을 매체에 전했다. 다만 ‘폭행과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나’라는 질문에는 “수사기관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B씨는 성폭행, 주거침입, 스토킹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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