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16년 만에 파업에…직원 수만명 무급 임시 휴직

노조 "생활비 상승에 비해 인상률 충분치 않아"
CEO 취임 6주만에 파업 직면
오트버그 "파업 기간 동안 급여 삭감할 것"
  • 등록 2024-09-19 오전 7:54:57

    수정 2024-09-19 오전 7:54:57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공장 노동자들이 16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사측이 수 천명의 임원과 관리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무급 임시휴직을 시행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보잉 로고. (사진=AFP)
켈리 오토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파업 기간에 회사 현금 보유액을 유지하기 위해 다수의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임시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조치는 시애틀주와 오리건주에 있는 보잉 공장 직원 약 3만명이 파업에 돌입한지 일주일 여 만여 만에 나왔다.

양측은 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보잉은 임금 25% 인상을 제안했고, 노조는 잠정 계약을 승인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이 시애틀 지역의 생활비 상승에 비해 인상률이 충분하지 않고, 연금도 회복되지 않은 점을 이유를 들어 협상안이 최종 거부됐다고 관계자들은 CNBC에 전했다.

노조는 임금 협상 결렬 후 지난 17일 “우리는 하루 종일 중재를 거친 후 좌절감을 느낀다”며 “우리는 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사측을 비판했다.

입사 뒤 6주가 안 된 시점에 파업을 맞게 된 오트버그 CEO는 직원 메모에서 “파업 기간 동안 영향을 받는 직원들은 4주마다 1주일의 휴가를 받을 것”이며 “자신과 그의 팀은 파업 기간 동안 상응하는 급여 삭감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장기적인 미래를 보존하고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역동적인 상황이 진화함에 따라 계속해서 투명하게 소통하고 이러한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초 기준 보잉의 전체 직원 수는 17만1000명이고, 현재 파업에 들어간 인원은 시애틀 인근 지역에 있는 공장 노동자 약 3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파업으로 보잉의 비행기 생산이 중단되면서 회사의 현금 흐름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비행기는 구매자에게 최종 인도되는 시점에 구매 금액의 절반 이상을 받기 때문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보잉의 신용 등급은 투자 부적격 또는 투기 등급으로 강등돼 추가 차입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보잉은 이번주 초 비용 절감을 위해 고용과 임금 인상을 동결하고 비필수 계약자를 일시적으로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라이언 웨스트 보잉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파업의 재정적 영향은 파업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지만, 1월에 발생한 거의 치명적인 도어 잠금장치 파열 사고와 600억 달러의 부채를 포함한 안전 및 품질 위기를 극복하려는 보잉의 리더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트버그 CEO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비노조 시설에서 생산되는 787 드림라이너 생산을 포함해 안전·품질·고객 지원 및 주요 인증 프로그램에 중요한 활동은 우선순위를 두고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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