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한강변… 영화의 한장면을 만든다

서울 속 숨겨진 관광지… 서래섬·동작 포토아일랜드 인라인 쉼터 서래섬
내달 나비·유채꽃 축제 동작 포토아일랜드는 최고의 한강 촬영 명소
  • 등록 2009-04-17 오후 12:05:00

    수정 2009-04-17 오후 12:05:00

[조선일보 제공] 한강이 시끄럽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강변 곳곳에서 공사판이 벌어지자, 한강에서 호젓한 데이트를 즐기던 연인이나 도시락 싸서 소풍 왔던 가족들은 갈 곳을 잃었다. 그러나 한강에는 여전히 볼 곳이 많고 놀 데도 많다. 한강에는 멋진 섬이 여전히 숨겨져 있다.

한강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가려면 한국 영화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방법이겠다. 한국을, 특히 서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한강이 빠지기 힘들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데이트를 하거나 뛰노는 곳을 잘 살펴보면 새로운 '한강 지도'를 그릴 수 있다. 게다가 이런 곳들은 시간제한도, 요금 부담도 없다.

◆ 서래섬, 평양 보통강 연상시켜

영화 '국경의 남쪽'(2006)에서 북한 청춘남녀 선호(차승원)와 연화(조이진)가 평양 보통강변에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북한 촬영지 섭외에 실패한 촬영팀이 찾아낸 곳은 한강 고수부지 반포지구의 서래섬이다. 섬을 둘러싸고 버드나무가 늘어서 있고, 강에 오리들이 떠다니는 모습이 보통강변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 한강의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 있는 인공 섬인 서래섬. 지금은 사진과 같이 섬 전체가 초록풀로 무성하지만, 5월 초가 되면 노란색 유채꽃이 섬을 뒤덮게 된다.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있는 서래섬은 1982년에서 1986년까지 올림픽대로 건설·한강종합개발 당시 만들어진 인공섬이다. 한강둔치와 닿을 듯 가깝게 붙어 있으며, 3개의 다리로 육지와 연결돼 있다. 15~20분이면 섬을 다 돌아볼 만큼 규모는 작지만 호젓한 분위기 때문에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조용히 산책할 만한 코스로 연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서래섬에서 출발해 서쪽으로는 행주대교까지, 동쪽으로는 잠실지구까지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의 쉼터로도 활용된다.

겨울이면 청보리,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꽃이 넘실대는 곳이다. 4월 말에서 5월 초 유채꽃이 필 무렵엔 인적이 드문 서래섬이 화려해진다. 이곳에선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나비·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동화를 테마로 한 포토존이 설치되고 나비옷을 입은 '나비요정'이 어린이들을 맞는다. 9·10일에는 나비액자 만들기, 유채꽃 카드 만들기, 얼굴에 나비·꽃을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 행사가 마련된다. 오후 1~5시 가족 뮤지컬 공연과 수중무대를 배경으로 한 수중 공연도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 서래섬 앞 달빛광장에서는 재즈·클래식·국악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반포지구 인근 주민들조차 서래섬을 잘 모르는 이유는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는 데다,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들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올림픽대로를 타고 여의도 방면으로 진행하다 보면 반포대교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진입로를 만날 수 있다.


진입로와 가장 가까운 둔치 주차장 바로 앞에 서래섬이 있다. 걸어갈 경우엔 지하철 3·7호선 고속터미널역 5번 출구로 나와 반포대교까지 가 지하도를 통해 한강고수부지로 내려간다. 동작대교 방향으로 10분 정도 걷다 보면 서래섬이 보인다. 4호선 동작역에서는 반포대교 방면으로 약 1㎞ 걸어야 한다. 서래섬을 안내하는 표지판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수양버들이 늘어선 길쭉한 작은 섬이 보인다면, 그게 서래섬이다.

입장료·입장 가능시간은 따로 없으며, 차를 가져갈 경우 주차료는 소형 기준 2000원, 휴일은 무료다. 축제 일정은 hangangfest.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동작, 아담한 '섬 아닌 섬'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2006)에서 민준(엄정화)이 완벽남 '사장님'(다니엘 헤니)을 꾀는 데 성공한 장소가 동작 포토아일랜드다. 이곳에서 야경을 보면 티격태격하던 이 둘이 왜 사랑에 빠지게 됐는지 이해가 간다. 여의도 63빌딩과 한강을 배경으로 한 노을이나, 강 건너 강북강변도로를 따라 흐르는 차량의 전조등 행렬….

한강 사진을 즐겨 찍는 온라인 블로거들은 동작 포토아일랜드를 '한강을 가장 아름답게 찍을 수 있는 곳'으로 꼽는다. 야경이나 일몰을 찍기 위해 삼각대를 세우거나 몇 시간씩 기다리느라 지치지 않도록 나무 바닥을 깐 '포토 존'이 마련돼 있다. 곳곳에 벤치와 꽃을 마련해 놔 사진과 상관없이 한강 구경에 나선 이들에게도 쉴 곳을 마련했다.

동작대교 포토아일랜드는 엄밀한 의미에서 '섬'은 아니다. 서울시는 2005년 국내외 관광객들이 명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숭례문·흥인지문·남산·석촌호수·동작대교에 각각 포토아일랜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동작대교 국립현충원 진출방향 안전지대에 있는 291㎡ 크기의 동작대교 포토아일랜드는 한강 위에 떠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진짜 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하철 4호선 동작역 2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동작대교에 나무 바닥으로 만든 포토아일랜드가 보인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한강시민공원에 주차한 후 걸어가면 된다. 이곳 역시 입장료·입장 가능시간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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