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찍으러 그만 오세요'…가림막 쳤더니 구멍 뚫고 '찰칵'

日 후지산 편의점 관광 몸살
당국, 지난 21일 가림막 설치
구멍 뚫고 사진 찍는 관광객 등장
  • 등록 2024-05-30 오전 9:00:36

    수정 2024-05-30 오전 9:00:36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후지산 인증샷 성지’로 SNS를 타고 입소문이 난 후지산 배경 편의점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을 막기 위해 대형 가림막을 설치했지만, 일부 관광객들이 가림막에 구멍을 뚫어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지산 배경 편의점 사진 찍는 관광객들(사진=연합뉴스)
27일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일본의 한 지자체가 몰려든 관광객을 막기 위해 후지산 인근 편의점 앞에 세운 가림막에 구멍이 뚫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일본 당국은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의 후지산이 배경에 보이는 편의점 건너편에 높이 2.5m, 폭 20m의 검은 가림막을 설치했다.

그런데 공사가 완료된 다음 날부터 구멍이 생기더니 날이 갈수록 그 개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광객들이 검정 가림막에 구멍을 뚫어 구멍 사이로 스마트폰 렌즈를 들이밀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 장소는 편의점 뒤편의 후지산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명소로 SNS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많은 관광객을 끌어 드렸다. 그러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쓰레기 투기와 흡연 등 문제도 같이 따라왔으며 주민들의 민원도 쏟아졌다.

이에 마을은 경비원을 배치하고 표지판을 걸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효과가 없었고 결국 야마나시현 후지가와구치코마치 당국은 지난달 30일 편의점 인근에 후지산을 가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 후지산 인근 편의점에 세워진 가림막(사진=뉴스1)
뉴스1에 따르면 가림막을 관리하는 담당자는 “도덕을 지켜달라”며 “(구멍을 뚫는 행동은) 그만뒀으면 좋겠다. 예쁜 사진은 마을의 다른 장소에서도 찍을 수 있으니 발걸음을 옮겨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마을은 순찰을 계속하고, ‘방범 카메라 작동 중’이라는 전단을 막에 붙일 계획이다.

한편 일본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와 엔화 약세 등으로 각지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를 겪고 있다. 일본 방문 외국인 수는 지난해 2천500만여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의 80%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 3월에는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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