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에러는 대기권에서 날아오는 중성자에 반도체 칩이 영향을 받아 생기는데, 자율주행차나 드론에 들어가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지능형 반도체가 대중화되면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대기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에러에 대해 신뢰성을 평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문제에 선제 대응해온 반도체 시험분석기관 큐알티(주) 정도가 있었을 뿐, 상용 장비도 없었고 이를 테스트할 반도체 시험용 방사광 가속기도 없었다.
그런데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 분야에서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소프트에러 검출 상용화 장비 개발’ 과제를 승인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한층 탄탄해질 전망이다.
방사광 가속기를 운영 중인 포항과 경주 등도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소프트에러 시험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경쟁하는 등 인프라 측면에서도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에러가 뭐 길래
대기 중 중성자 입자가 셈세한 반도체칩을 손상하는 것에 대한 연구는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나 시스코, 아마존 처럼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관리하는 기업들에게는 수년 전부터 관심사였다.
이 같은 에러는 중성자 입자나 솔더볼 같은 반도체 재료에서 방사되는 고에너지 알파 입자가 반도체 내부 격자 구조와 충돌하면서 생기는데, 변형은 반도체 내부의 물리적 구조를 손상하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셀의 상태를 다른 값으로 변경시켜 의도하지 않은 동작을 유발한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드론 같이 안전이 중요한 제품이 상용화되면서 이는 생명에 위협을 주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시스코나 아마존처럼 데이터 저장 서버용 칩을 쓰는 기업들은 바다 깊은 곳이나 땅속에 백업용 서버룸을 만들어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에러에 대응하기도 한다.
큐알티, 국책 과제 수주..상용장비 만든다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에러 가능성을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에러를 사전에 검출해 불량품 출고를 막을 수 있는 검증 장비나 설계 단부터 이런 문제점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산자부가 최근 승인한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소프트에러 검출 상용화 장비 개발’ 이 그 것이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56억4600만원(정부 지원 36억원·민간 현금 8억5500만원, 현물 11억9100만원)규모의 과제를 추진한다.
과제의 주관기관은 반도체 시험분석 기관인 큐알티(주)이고, (주)에스파워테크닉스, (주)유니테스트, 디비하이텍, SK하이닉스, 전자부품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큐알티 관계자는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소프트에러는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명과 직결돼 사전에 에러를 검출해 대응하는게 중요하다”면서 “테스트와 리포트 제공뿐 아니라 검출 상용 장비까지 만들게 되면 국내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사전대응할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국가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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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 평가 대응에 포항, 경주 등 방사광 가속기도 관심
사실 대기 중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칩 에러 현상을 해결하려면, 에러 검출 상용장비를 개발하는 것만큼 실제 테스트 공간을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
현재 큐알티는 일부 테스트를 진행하나 한국에서는 못하고 미국, 캐나다 등의 방사광 가속기를 빌려 3개월 이상 기다렸다가 테스트한다. 1억 원씩 주고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도 반도체 신뢰성 테스트나 연구개발에 쓸 수 있도록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하는 일을 추진 중이다.
특히 포항과 경주 등 경북지역 가속기에서 관심을 보이는데 현재 빔사이트를 고칠 경우 4~500억 원, 새로 지을 경우 4000~5000억 원 정도 든다고 한다.
경북에는 1994년 포항에 3세대 방사광 가속기(포스텍 부설 가속기연구소), 2012년 경주에 양성자가속기(원자력연구원 부설 양성자가속기센터), 2015년 포항에 4세대 방사광 가속기(포스텍 부설 가속기연구소)가 들어선 바 있다.
경주는 가속기 성능을 2배로 향상시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반도체 소자 등 핵심 전자기기 신뢰성 평가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