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마의 시간대가 됐다. 낮 12시께부터는 거래가 한산해지기 마련인데 올해 들어 이 시간대에 역외 물량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물량은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바꿔놓거나 변동 폭을 키웠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생각보다 쉽게 1130원선은 물론 1120원선까지 뚫리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옅어지고 있다. 다음달 중 나올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역시 경계감을 늦추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일단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간밤에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0.398로 0.08% 오르는 데 머물렀지만, 역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 강세 폭은 컸다. 원·달러 1개월물의 최종 호가는 1113.65원으로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종가 1120.10원 대비 6.15원 하락했다.
간밤 주요국 금융시장은 쉬어가는 분위기였다. 미국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 관련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경우 각각 프랑스 대선 후보의 토론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개시 등을 앞두고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