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일가 주식 5조 매각…삼성 세 모녀, 3.3조 처분 최다

CEO스코어, 대기업 오너 일가 71곳 대상 계열사 지분 현황 조사
홍라희, 18개월새 삼성 지분 1.4조 매각해 1위…이부진·이서현 順
  • 등록 2024-07-17 오전 8:42:06

    수정 2024-07-17 오전 8:42:06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최근 1년 반 동안 계열사 주식을 5조원 넘게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매도 상위 1~3위는 상속세를 분할 납부 중인 삼성가(家) 세 모녀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CEO스코어)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올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88곳 중 총수가 있는 71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계열사 주식 처분·취득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간 오너 일가의 주식 처분 규모는 5조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가 세 모녀가 주식 처분 규모 1~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1위는 삼성전자 주식 1조4052억원을 처분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다.

2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분 1조150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 계열사 지분 7606억원가량을 매각하며 3위를 기록했다.

이들 세 모녀가 판 지분 규모는 3조3157억원에 달한다. 세 모녀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사망 이후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홍라희(가운데)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오른쪽)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계열사 주식을 한 주도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이 삼성 지배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적대 세력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위는 현대백화점 지분 1809억원어치를 매도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다. 5위에는 1359억원 규모 지분을 매각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올랐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주식 취득 규모는 1조162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각 규모의 25% 수준이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지분 상속·증여 규모는 1조2134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주식을 상속·증여한 일가는 효성그룹이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소유했던 효성·효성중공업 등 계열사 5개사 지분 7880억원어치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에게 상속됐다.

3세 승계를 준비 중인 한솔그룹도 상속·증여 규모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아모레퍼시픽인데 서경배 회장이 차녀 서호정 씨에게 주식 631억원어치를 증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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