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박정희ㆍ박근혜 父女 대통령과 대이은 인연

  • 등록 2013-05-19 오후 5:28:27

    수정 2013-05-19 오후 6:25:41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지난 18일 별세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부녀(父女)와 대를 이어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경제계 1세대 원로’로 꼽히는 남 전 총리와 박 대통령 가문의 인연은 3공 시절인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강학파’의 대부로 이름을 날렸다. 학자의 길을 걷던 고인이 공직에 발을 딛게 된 것은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평가단 회의가 계기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소신 발언을 하던 고인을 눈여겨 보고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그를 재무부 장관에 파격 임명했다. 지난 1969년의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남 전 총리가 서강대 교수 시절 출간한 ‘가격론’을 보고 “경제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이던데 어디 한 번 직접 맡아 해 보라”며 재무부 장관 직을 제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 대통령은 남덕우”라고 말할 정도로 그를 특별히 신임했다.

고인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거쳐 1980년 제14대 국무총리에 임명돼 2년여 간 활동했다. 이후 3·4·5 공화국을 거치면서 14년간 다양한 위치에서 경제 문제에 관여하며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83~1991년 18·19·20대 한국무역협회장을 연이어 맡아 서울 삼성동의 무역센터, 코엑스 등 무역인프라 구축을 주도하기도 했다.

특히 그가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1974~1978년은 박근혜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로 국정을 경험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인연은 대를 이어 계속됐다.

고인은 17대 대선 당시였던 지난 2007년 1월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으며, 경제자문단의 좌장을 맡아 경제정책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이끌었던 경제자문단에는 성균관대 교수 출신인 안종범 의원,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 김광두 서강대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이후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합류해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약하며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새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자리가 부활하자 박 대통령이 남 전 총리를 ‘롤 모델’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공언한 박 대통령이 남 전 총리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 3월13일 국민원로단을 청와대에 초청했을 때다.

남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이 안부를 묻자 “건강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박 대통령에게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민주주의의 가치와 시장경제 준수를 미래세대에 잘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말은 고인이 박 대통령에게 남긴 유언이 됐다. 박 대통령은 19일 고인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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