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자신을 향해 공천 관련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자기 관할인 노원구청장도 안찍어내리고 경선한 당대표에게 공천 관련 이야기를 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추모의벽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국민의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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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저는 공천관리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공천관리위원들께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에게 ‘사천(私賤) 짬짬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공천이 원칙대로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경선 위주로 진행됐고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의제기는 충청남도 공천에서 PPAT 점수에 미달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넣어달라는 이야기였고 그사람을 안넣어주면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가 위험하다고 이야기가 들어왔다”며 “저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도지사 선거는 승리했다. 저는 충청남도 상황은 잘 모르고, 원칙대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자신에게 공천 관련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정진석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 6일 “저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 봤다. 수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와 피를 토하듯 억울함을 호소했다”며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횡포가 적지 않았다.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이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그 와중에 ‘이준석 당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다”며 “이 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방선거 다음날 공천·정당 개혁 등을 담당할 당 혁신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위원장에는 감사원장 출신 최재형 의원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당 내에서 친윤(親尹)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차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