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법인 설립이후 내년 상반기 본인가를 받고 내년 하반기부터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영업점이 아예 없거나 소수이고 대부분의 업무를 금융자동화기기(ATM)나 모바일·인터넷 등으로 해결한다. 하지만 업무 영역은 기존 은행과 같다. 예금·적금의 수신은 물론 유가증권·채무증서 발행, 자금의 대출이나 어음의 할인, 내국환·외국환 업무를 할 수 있고 신용카드나 방카슈랑스, 인수합병(M&A) 중계 및 주선 등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방안이 발표된 것은 올해 6월 18일. 핀테크(금융+IT)가 부각되고, 은행산업의 선진화 요구가 제기되자 정부는 1~2개 인터넷 전문은행을 연내 예비인가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IT기업들과 금융권은 짝짓기를 통해 컨소시엄 구성에 들어갔고, 9월 말 KT 컨소시엄(케이뱅크), 인터파크 컨소시엄(아이뱅크), 카카오 컨소시엄(한국카카오은행)이 예비인가 신청을 했다. 사업신청서 검토, 평가위원회 대상 프리젠테이션(11월 28일)을 거쳐 오늘 금융위원회가 예비인가 사업자를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번 예비인가 과정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면세점 사업권처럼 획득 즉시 엄청난 수익을 내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준비 컨소시엄의 태도는 신중했다. 자율과 창의의 가치를 우선시 하는 IT기업들이지만 금융위 등 당국 눈치에 민감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은행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인터넷은행의 손익분기점은 출범 이후 최소 3년이 지나야 가능했다.
금융위가 인터넷은행 주주의 적격성 문제를 엄격하게 들여다 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 조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효성그룹이 스스로 KT 컨소시엄에서 효성 계열사 중 노틸러스효성을, 인터파크 컨소시엄에서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를 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사 임박해선 ‘쉬쉬’…공식 발표 시간 2시간 앞당겨
하지만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가면서 금융당국은 극도로 예민해졌다.
각 컨소시엄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는 프리젠테이션(PT)만 해도 시간과 장소가 끝까지 기밀에 부쳐졌다. 각 컨소시엄에 PT 시간을 알려준 것은 바로 전날이고 경기도 미사리 산업은행 연수원에서 진행된 PT에는 각 컨소시엄 별로 5명 내외의 인원만 입장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가 발표 일정에 있어서는 ‘전광석화’ 같았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구는 수조원 짜리 허가권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은행으로 돈을 벌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 때문인지 예비인가 신청이후에도 경쟁사 간 과도한 여론전이나 비방은 없었다”고 평했다.
대주주 자본력 등 문제로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탈락
SK텔레콤의 모바일 인프라를 활용해 ‘내손안의 개인비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겠다던 인터파크 컨소시엄(아이뱅크)은 고배를 마셨다.
경쟁 컨소시엄인 카카오나 KT에 비해 지명도가 낮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금융당국이 밝힌 공식적인 탈락 이유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 등은 어느정도 평가되지만, 자영업자(인터파크 가맹점 등)에 집중된 대출방식의 영업 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다소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해당 컨소시엄의 서류상 대주주인 월컴저축은행의 재무적 안정성이 도마위에 올랐고, 일부 평가위원들은 대부업에서 시작한 월컴저축은행이 제1금융권 사업권을 가져가는 데 대한 불편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이번에는 탈락했지만 내년에 재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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