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한정식’의 만 원짜리 한정식에는 몇 가지 조건이 붙어 있다.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하고, 점심시간에만 가능하다. 코스별로 차근차근 내 놓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한 상에 가득 차려 내온다. 하지만 월말 카드 대금 영수증에 ‘허걱’하는 회사원에게, 포만감 가득한 ‘만 원 한정식’은 매력적인 유혹이다. 가까운 가족·친구를 위해서든, 홀대받았던 위장을 위로하기 위해서든.
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자하문 터널 쪽으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경복궁 한정식’은 지난 4월 10일 문을 열었다. 공무원과 회사원들의 밀집지역인 탓에 주변 맛집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아직 인지도가 낮은 새 음식점으로서는 이 메뉴가 일종의 ‘미끼 상품’인 셈이다.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3층 건물에 방은 10개. 손님 수에 맞춰 개별 방을 쓸 수 있는 게 장점(최대 30명)인데, 적은 수 일 때는 큰 방에서 합석도 한다.
8가지 요리에 8가지 밑반찬, 그리고 3색 젓갈(요즘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원하는 손님에게만 낸다. “젓갈 주세요”라고 꼭 말할 것!)에 밥과 국, 찌개가 기본 구성이다.
저녁에는 코스 별 한정식으로 꾸민다. 홍어삼합, 숭어회, 너비아니 등 추가되는 음식 종류에 따라 세 가지 기본 상(1인당 2만·2만5000·3만원)과 두 가지 특별상(1인당 5만·7만원)이 준비되어 있다. 인근 주차장에서 무료 주차. 미리 전화하면 발레파킹도 해 준다. 점심은 11시 40분~2시 40분. 저녁은 오후 4시 30분~9시 15분. 일요일만 쉰다. 신용카드 가능. 예약 (02)732-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