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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검색 시장의 패러다임을 ‘키워드 검색’에서 ‘자연어 검색’, ‘대화형 채팅’으로 바꾸고 있다. 발 빠르게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지분 49%를 확보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더이상 무너진 공룡이 아니다. AI기반 ‘빙’ 덕분에 MS 엣지(Edge)브라우저 점유율도 급상승 중이다.
자체 초거대 AI 모델 개발 중인 대기업에는 위협
챗GPT가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어에 특화된 자체 초거대 AI(LLM·Large Language Model)모델을 개발 중인 네이버, 카카오, LG, SK텔레콤(코난테크놀로지)에는 위협일 수 있으나, 특정 분야에 집중된 AI 서비스를 추구하는 스타트업들에는 기회가 더 많다는 평가다.
이를테면, 올거나이즈처럼 챗GPT의 답변 능력과 자사의 AI기반 문서인지 및 정보 추출 능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다만, 스타트업이 오픈AI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하려면 한글기준 500~600자 연동에 2센트를 내야 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자사의 광학문자인식(OCR)기술에 챗GPT를 더한 ‘AskUp’ 서비스를 카카오톡 채널에서 제공 중이고, 비정형 문서 인지 검색 회사인 올거나이즈도 자사의 업무자동화 툴인 알리에 챗GPT를 추가한 ‘알리GPT’를 서비스 중이다. 업스테이지는 네이버랩스 OCR팀이 나와 창업한 회사고, 올거나이즈의 최고인공지능책임자(CIAO)도 네이버랩스·라인 플러스 출신이다.
이들이 챗GPT를 자사 서비스에 연동한 이유는 시너지 때문이다.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고객과의 접점은 대화를 잘하도록 학습된 챗GPT 도움을 받겠다는 의도다. 여기엔 챗GPT나 기반이 되는 GPT-4가 아직 범용 인공지능(AGI)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신기빈 올거나이즈 CIAO는 “저희가 아무리 자연어 인지 검색을 강조해도 사람들은 키워드만 입력했는데 ‘알리GPT’를 삼쩜삼에 연말정산용으로 공급하니 사람들의 질문이 달라지고 답변도 달라지더라”면서 “우리는 자연어 이해(NLU)기반 문서 내 주요 정보 추출 등의 기술에 집중하면 고객과의 대화 영역은 GPT가 돕는 셈”이라고 했다.
사용량 기준 과금, 생성속도 영어보다 느려
다만, 챗GPT 연동 시 내야 하는 비용과, 영어보다 느린 한국어 생성속도 등은 고려 대상이다. 신기빈 CIAO는 “GPT-3.5 기준으로 1k토큰(한국어 기준 500~600자, 영어는 800단어 정도)이 2센트다.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내야 하는데 비싼 것도 그렇지만 한국어를 많이 못 넣고, 생성속도도 영어보다 느린 게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 시대가 열린 걸 인정해야 한다. 근 미래만 보면 초거대AI(LLM)의 낙원에서 뛰어놀고 있는데, 그것들을 안 쓸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여기에 우리의 독자적인 AI 영역 기술을 접목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