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증권산업의 변화는 이 한 문장으로 대변할 수 있다. 새해 2월부터 발효되는 자통법은 말 그대로 국내 자본시장을 하나의 큰 틀 내에 모으고, 이를 재조직하고자 하는 법이다.
이에 따라 은행이건 보험사건 증권사건, 운용사건 간에 금융상품을 매매할 땐 매매업, 중개할 땐 중개업, 자금을 모아 운용할 땐 집합투자업, 투자를 자문할 땐 투자자문업 등 동일한 기능별 규율 아래 놓이게 된다.
증권사들이 취급할 수 있는 금융상품 역시 네거티브시스템(포괄주의) 적용을 받아 금지된 몇몇 상품을 제외하고는 어떤 상품이든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증권사들은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품 개발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새로운 규율에 맞도록 덩치를 키우거나 특정 기능에 특화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바야흐로 증권산업의 `새 판 짜기`가 시작된 셈이다.
사실 현재 국내 증권산업의 상황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좁디 좁은 시장을 놓고 많은 수의 증권사들이 차별성 없는 상품들을 팔고 있는 구조다. 수익성도, 성장성도 쉽사리 말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자통법 시행은 증권사들에게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자본시장통합법이 증권사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은, 은행이나 보험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를 받아 온 증권사들이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이 법을 통해 다양한 사업확장과 신상품 개발 등에 나설 수 있기 때문.
또 우리투자와 대우증권(006800) 등 IB업무에 강점을 가진 기존 대형사들은 이 부분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설 것이다.
삼성증권(016360)과 한국투자증권 등 뛰어난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사들은 M&A 등 IB는 물론 대출을 통한 다양한 개발사업, 지급보증업무, 벤처캐피탈 등 사업을 확장하는데에도 주력할 것이다.
현대차 계열인 HMC투자증권, LIG그룹 계열인 LIG투자증권,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인 하이투자증권 등은 모그룹과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법인영업이나 그룹 계열사의 IB 물건 등을 특화해 처리하는데 욕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나 사업내 경쟁력이 뒤지는 중소형사들은 특정부문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특화된 형태로서의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9년 증권업계에서는 다양한 인수합병과 그 과정에서의 구조조정, 많은 해외 진출 등이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온라인 증권사들이나 신설 증권사들이 언제든 인수합병 대상으로 등장할 수 있다. 또 유진그룹이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하려 하고 있고, 상당수 증권사들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매각 리스크에 올라있는 상태다.
이와 별개로 산업은행 자회사로 있는 업계 1위 대우증권(006800)은 내년 산업은행이 지주회사로 출범하게 되면 갈 길을 찾게 된다. 현재는 외부 컨설팅을 통해 산업은행 IB부문과 각각 자회사로 떨어져 나갈지, IB 기능을 대우증권에 통합해 자회사화 할지, 지금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지 검토 중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투자은행화와 대형화를 통해 넓은 아시아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증권사들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증권이 홍콩법인 증자를 통해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으로서의 꿈을 하나씩 현실화하고 있고 우리투자증권도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37620)과 대우증권, 대신증권, 동양종금증권(003470) 등 대형사들도 해외에 지점을 만들고 거점화하려는 시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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