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월스트리트저널(WSJ)> 핌코와 뱅가드의 운용자금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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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9년간 ‘세계 최대 채권 펀드’란 타이틀을 지켰던 핌코의 토탈리턴펀드가 2년간 지속된 자금 이탈로 그 자리를 잃게 됐다. 지난 1987년 이후 핌코 토탈리턴펀드를 운용했던 ‘채권왕’ 빌 그로스가 경영 마찰로 지난해 9월 야누스캐피탈로 자리를 옮긴 이후 핌코의 자금 이탈이 더욱 심해졌던 여파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 타이틀은 뱅가드의 토탈 채권시장 인덱스펀드가 거머쥐게 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채권왕’으로 이 펀드를 운용하는 조슈아 버릭만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핌코 토탈리턴펀드의 운용자금은 지난달 말 1104억달러에 그쳐 1173억달러를 운용하는 뱅가드 토탈채권 시장 인덱스 펀드에 ‘세계 최대 채권 펀드’란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1년전까지만 해도 핌코와 뱅가드의 운용 자금 규모는 1000억달러 이상 차이가 났었다. 그러나 핌코는 그 사이 절반 가량의 자금이 유출된 반면, 뱅가드는 꾸준히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위치가 역전됐다.
핌코의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이미 예견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핌코는 1997년 처음으로 세계 최대 채권 펀드에 등극한 이후 2013년 4월 293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그 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계획 등이 알려진 이후 자금 인출이 2년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빌 그로스가 핌코를 떠난 이후에만 1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에도 56억달러의 자금이 인출되면서 핌코가 ‘세계 최대 채권 펀드’란 타이틀을 잃는 단초가 됐다. 그나마 이는 그로스가 떠난 이후 월별 자금 인출 규모 중 가장 작은 액수다.
핌코는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달 29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을 선임 자문역으로 영입하는 등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핌코는 버냉키 의장이 핌코 위상을 높이고 그로스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새 타이틀을 얻게 된 뱅가드 토탈 채권시장 인덱스펀드는 고수익은 아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채권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존 S. 워스 뱅가드 그룹 대변인은 “우리는 자산 증가를 경마하듯이 보지 않는다”면서도 “뱅가드는 저렴한 비용으로 광범위하게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인덱스 펀드의 인기를 대표한다”고 밝혔다. 뱅가드의 토탈 채권시장 인덱스 펀드를 운용하는 조슈아 버릭만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덱스는 많은 모멘텀을 갖고 있다”며 “사람들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익률은 뱅가드보다 핌코가 더 앞서 있다. 연초 대비 이달 1일까지 핌코의 수익률은 1.36%로 벤치마크 수익률인 바클레이즈 미국 채권지수 0.91%에 비해서도 높았다. 반면 뱅가드는 0.94%를 기록했다. 핌코의 연 평균 수익률도 3.24%로 인덱스 수익률 2.54%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에 비해 뱅가드는 2.44% 수준이다.